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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JP모건의 한 수석전략가가 한국 주식에 대한 비중 축소를 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교역 정책으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한 것이다.


일부 기업들이 미국 투자 결정을 통해 살아남기 위한 안간힘을 쏟는 상황에서 나온 분석이라 더 놀라는 분위기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미국 공장에서 미국인에 의해 만들어진 물건을 원합니다.

미국 생산(made in USA) 상표가 붙은…”라고 한 말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 힘을 얻는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분석가와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한국 대상 보호무역 조치 확산
비관세 수입규제 글로벌 평균 대비 2배 증가


에이드리언 모와트 수석전략가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 중 재정확대·규제완화·감세에 환호하면서 랠리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나올 정책은 시장에 부정적인 무역정책”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거시경제 지표가 워낙 좋아서 교역정책의 부정적 영향이 묻혔지만 시장도 이제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불황을 벗어나는 경기 회복 단계인 리플레이션이 시작되면서 금융·에너지 등 리플레이션 관련주들은 지속적으로 추천하고 있지만 한국·대만의 정보기술(IT) 업종과 자동차주 등 미국 교역 정책에 직격탄을 받을 수 있는 수출주는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제품에 첫 반덤핑 관세…피해 우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교역 정책으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한 것이다. 1일(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의회 상하원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지금 미국 기업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세율을 적용받고 있다”며 “경제팀이 우리 기업에 대한 세율을 줄일 수 있는 역사적인 세제개혁안을 만드는 중이며 기업들은 어디서나 번성하고, 어느 누구와도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선 유세기간에 현재 35%의 최고법인세율을 15%로 낮추겠다고 공약한 바 있는데 이 같은 공약의 현실화를 위해 한 발 더 나아간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최고법인세율은 미국의 법인세율보다 13%포인트 낮은 22%(지방세를 제외한 명목법인세율)다.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과 미국의 법인세율은 역전되는데 재계는 이 같은 세제개편이 이행되면 우리나라 자본유출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투자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3.0% 감소하고 GDP(국내총생산)는 1.9% 줄어드는 한편 일자리도 10만7000개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미국의 ‘방위비 수익자 부담’ 정책 추진에 따라 국내 방위산업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시급한 건 주한미군 주둔에 따른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처리 문제다. 지난달 17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회의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유럽 동맹국의 국방예산을 내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증액하지 않으면 NATO에 대한 방위공약을 축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트럼프 재임기간(2017~2020년) 동안 국방예산 2조4390억 달러 중 시퀘스터(자동 예산삭감조치)가 가능한 예산은 1560억 달러로 추정된다.

실제로 시퀘스터가 발생할 경우 미국 군인과 군무원 중 상당수는 무급휴직을 하거나 심지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의 6대 공약 중 하나인 국방예산 증액과 무기 현대화 사업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 분야 공약으로 시퀘스터 폐지를 포함했다. 하지만 예산통제법(BCA) 개정과 이를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의 비준반대 등으로 이를 장담하기 어렵다.

기업들도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미국 투자 결정을 앞당겨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이다.

이미 현대제철과 세아제강 등 대표 강관업체들은 미국 보호무역주의 대응 총력전에 나섰다. 미국이 한국산 강관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물리며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선 데다 올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강관만을 겨냥한 별도의 제재 조치도 예고돼서다.

기업들 미국 투자 결정...살아남기 위해 안간힘

지난 2일에는 LG전자는 3000억 여원 규모의 세탁기 생산공장을 미국 테네시주에 짓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한국기업으로는 첫 대미 투자 계약이다. 현지에선 LG 세탁기 공장 설립으로 6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는 당초 2019년 가동이 목표였지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대응해 최대한 가동 시기를 앞당길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번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보호 무역주의를 표방하면서 한미FTA 재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한 주형환 장관은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한미FTA라는 협력 환경을 통해 가능하다”며 한미FTA가 상호 이익이 되는 조약임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미국 현지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세울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현대차도 현지 공장을 추가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 전문가는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가 한미FTA 재협상에 대한 방어 카드가 될 지 주목된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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