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의 블록형 단독주택 김포 자이더빌리지 그래픽 전경. <GS건설>
돈보다 삶의 질 중시…30·40세대 수요 높아
GS건설 성공여부 타 대형 건설사들 예의 주시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최근 주택구매 목적을 투자가 아닌 거주에 두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건설업계에 블록형 단독주택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정원 테라스 등의 단독주택의 개인적 공간은 확보하되 주택 수십 채를 붙인 형태로 아파트의 공동체 구조도 가져간다.

원래 중소 건설사 분야였지만 최근 대형 건설사 최초로 GS건설도 이 사업을 시작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요서울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블록형 단독주택 모델하우스를 찾아 그 인기를 알아본다.

블록형 단독주택은 영국에서 태동돼 2000년대 초부터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살린 구조로 쉽게 말해 단독주택 수십 채가 하나의 건물로 묶이고 이 건물들이 단지를 이룬다.

따라서 대부분 단독주택의 특징인 개인 정원, 테라스, 개인 주차장 등은 보유하지만 주택들이 붙어 있어 아파트처럼 완벽히 차단된 공간은 아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블록형 단독주택은 주택 구입 목적을 투자보다는 거주에 두는 3040세대들의 수요에 부흥하며 최근 다시 주택 시장의 신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단독주택보다는 구매 비용이 저렴해 중산층에게 각광받고 있다.

블록형 단독주택의 인기는 모델하우스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일 오후 1시에 찾은 GS건설의 첫 블록형 단독주택 김포 자이더빌리지 모델하우스는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분양이 전날 끝났음에도 방문객은 주차장을 다 채울 정도로 많았다.

모델하우스 한 관계자는 “청약을 위해 그제부터 밤샘 줄서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모델하우스 오픈 전 오전 9시에는 이미 수백 명의 청약자가 긴 줄을 이뤘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홍보 행사장에서 많이 근무를 해봤지만 분양이 끝났는데도 이 정도 사람이 많은 건 처음 본다”고 평가했다.

김포시 운양동에서 온 30대 주부 A씨는 “닭장같은 아파트에 싫증이 났다”며 “아이들에게도 좀 더 자유롭고 편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분양에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몇 년 뒤에는 이런 곳으로 옮기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날 이곳에서 청약 접수를 하고 가족들을 구경시켜 주기 위해 온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B씨는 “(국내에서)집이 더 이상 투자 수단이 될 수 없다고 생각 한다”며 “그러다보니 자연히 쾌적하게 살 곳을 추구하는 성향이 짙어졌고 단독주택에 관심이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여행을 갔을 때 이런 거주 형태를 봐서 가족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며 “공간이 분리된 느낌이 들면서도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블록형 단독주택이 보안에 취약하고 개인의 사생활이 아파트와 단독주택보다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또 층계로 된 구조가 육아 환경에 적합하지 않고 노인이나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가족이 있을 경우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자영업자 C씨는 블록형 단독주택의 특징적인 공간들이 완벽히 분리되지도 공개되지도 않은 것 같아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모두 잃은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C씨는 “테라스나 개인 정원이 옆집과 완벽히 차단된 게 싫으면 외벽을 설치해준다는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나는 아직 아파트에 익숙한 사람인 것 같다. 층간소음 문제는 없겠지만 옆집과 그렇게 가까이 붙어서는 불편하고 불안해서 못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D씨는 “블록형 단독주택이 뭔가 해서 한번 보러 왔다”며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비싸기만 하고 도리어 불편할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이 계단을 오르고 내리다 다칠까 겁난다”며 “노인과도 생활하기도 힘들 것 같고 구조가 실용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블록형 단독주택이 아직 건설업계에 큰 흐름은 아니지만 확실하게 새로운 트렌드로 다시 떠오고 있는 것은 맞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중소형 건설사들이 시공한 블록형 주택은 들어서는 곳마다 연일 분양 마감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판교, 용인 광교 등 서울과 인접한 경기 권에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한 블록형 단독주택 단지들은 이삼일 만에 매진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아 관심을 안 가지던 블록형 단독주택 사업에 주거 인식 변화가 감지되고 아파트 공급 과잉 문제 등이 발생하자 대형 건설사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GS건설의 성공여부를 다른 대형건설사들이 굉장히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공감하는 거주 형태는 아닐지라도 분명 수요가 늘고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어 이 관계자는 “향후 만약 많은 대형건설사들이 단독주택 사업에 뛰어든다면 비용 절감, 기술력 발전 등으로 더욱 다양한 형태의 단독주택들 모델이 나오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들이 단독주택 선택에서 주저하는 보완·관리 문제들이 기존 대형건설사들의 브랜드 아파트에서 제공되던 보안, 관리, 스마트시스템이 유사한 수준으로 제공된다면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런 점이 삶의 질 향상을 중시하면서도 편의성을 고려하는 젊은 세대들의 수요를 파고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동희 기자  donghee0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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