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준비된 후보' 안희정 '민주당의 미래' 이재명 '제대로 된 세상' 최성 '좋은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예비후보자들의 첫 번째 토론회가 끝났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최성 네 명의 후보들은 3일 저녁 진행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토론회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잘 나타냈다는 평가다.

최성 고양시장의 경우 방송 직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오를 만큼 깜짝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첫 번째 토론회였던 만큼 네 명의 후보들을 비롯 캠프 참모진과 지지자들도 방송을 관심있게 지켜봤다.

사실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경쟁 후보들은 그동안 토론회 개최를 꾸준히 주장해 왔었다. 탄핵심판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는 이유와 함께 제대로 된 검증을 하기 위해서는 토론회가 필수라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문 후보는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즉각적인 토론을 유보하는 입장을 취해왔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네 후보 모두에게 토론회는 손해 볼 게 없는 장사였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후보는 맏형 역할을 자처하며 중도진영을 이 시장과 안 지사는 각각 좌‧우 진영의 지지자들을 공략할만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최 시장의 경우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히려 이 시장보다 더 직설적인 발언들로 ‘또 다른 사이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토론회에서는 본선 경쟁력에서부터 개헌, 일자리 정책 등 다양한 주제의 토론이 진행됐다. 정관용 진행자는 최대한 공정한 토론이 진행되도록 방송을 이끌었다.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가 후보 스스로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문재인 후보 “저는 우리 당뿐만 아니라 여야를 통틀어서 전체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잘 준비된 후보라고 자부합니다”라며 “이번 대선은 인수기간 없이 당선과 동시에 곧바로 국정을 운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이 난국 속에서 국정을 감당하기가 어렵고 실패하기가 십상입니다. 저는 인수위 없는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자마자 곧바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자신이 국정 경험, 국회 경험, 당 운영 경험, 대선 경험 등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도 말했다. 또 “이미 검증이 끝난 후보”라며 “사상 최초로 영남에서 호남에서 충청에서 전국에서 모두 지지받고 보수, 진보를 뛰어넘어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 통합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후보라고 감히 자부합니다”고 밝혔다.

안희정 후보는 “우리 민주당은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서 대한민국 모두의 정당으로 우리가 이제 거듭나야 합니다. 그런 새로운 민주당 플랜, 그 새로운 민주당의 미래 저 안희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라며 자신이 변화의 아이콘임을 밝혔다.

또 “저 안희정에게 많은 국민들이 호감도, 안정감, 본선 경쟁력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계십니다. 새로운 민주당의 미래, 새로운 정치 대한민국의 미래 저 안희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우리 국민들은 단순한 권력 담당자의 교체 또는 권력을 담당할 세력의 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라며 “우리들의 삶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그야말로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공정한 나라, 그런 나라를 또 원하고 또 그래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권력을 바꿔도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우리의 삶이 바뀌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그래서 야권연합정권을 통해서 우리 야권이 진정으로 바라는 그야말로 사람들의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제대로 된 세상을 만드는 일. 그런 일은 흙수저인 이재명만이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최성 후보는 “문재인 후보님께서도 준비된 지도자 이야기를 많이 하시지만 저도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모시고 또 국회에서 초선으로서 국회개혁초선연대 이끌고 재선시장으로서 이룩했던 여러 가지 성과를 토대로 해서 촛불민심, 시대정신 받들어서 정말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좋은 대통령 제가 노력해서 꼭 되고 말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토론회인 만큼 새로운 이슈가 드러나기 보다는 기존 공약이나 발언을 검증하는 시간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안 후보의 대연정론, 문 후보의 일자리 81만개 창출‧재벌개혁 등에 대해 토론할 때는 날카로운 질문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약 10여 차례 더 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 각 후보들은 토론회를 거치며 자신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토론회를 통해 얼마나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지는 알 수가 없다.

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세 후보들은 상대적으로 발표한 공약의 수가 적다. 후보 검증을 위한 토론회라면 다양한 토론 거리가 있어야 하지만 오늘 토론회에서 오간 이야기들은 이미 언론을 통해 거론됐던 이야기들이다. 한마디로 새로울 게 없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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