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자 중에 연령대가 높을수록 귀에서 소리가 난다는 환자가 늘고 있다.
소리가 나는 것은 인지하지만 생활에 큰 불편이 없어 그냥 지내는 사람도 많고, 소리 때문에 정신 집중이 안 되고, 심하면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머리가 아파서 힘들다고 호소하는 환자도 많다. 이렇게 귀에서 소리가 난다고 표현하는 질병을 이명(耳鳴)이라고 한다.

이명(Tinnitus)은 라틴어로 “딸랑딸랑 울리다”라는 뜻으로, 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이 귀나 머리에서 들리는 청각적 자각을 의미하며, 심한 경우 청력 장애를 유발해 일상생활에도 많은 장애를 초래한다. 이러한 현상은 청각계의 자연적인 활동의 결과이지만, 꾸준히 들리는 소리를 모두 이명이라고 하지는 않고, 단지 일상생활에서 자신에게 심하게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소리가 있을 때 이명이라고 정의한다.

이명은 동반증상 없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며, 일반적으로는 난청, 현기증, 이통과 같은 증상과 두통, 전신권태 등의 전신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한 편이다. 이명에 대한 환자의 반응은 이명의 크기나 성상과도 관계가 있으나 환자의 정신적, 성격적 스트레스 즉 불안, 우울, 초조 및 수면장애 등과 관련이 깊고 무엇보다도 환자의 주관적 자각증상이므로 증상의 경중을 객관화하기 어렵다.

또한 소리가 난다고 호소하는 환자들 역시 언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정확히 표현하거나 그것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말하기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이명의 원인은 교감신경의 긴장이상, 자율신경의 기능실조, 내분비기능의 이상, 세균감염, 알러지설, 신진대사의 장애, 수분 및 염분대사의 장애, 비타민 결핍설 등이 있으나 현재까지는 불분명한 상태이며, 내이나 청각 신경계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이명이 전체 인구의 약 17%, 특히 노인층에서 약 1/3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지만 이명에 대한 통계는 연구군에 따라 차이가 있어 정확한 통계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전체 인구의 15-20% 정도가 이명을 호소하는데 그 중 25%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며, 1-3%는 중등도 이상의 이명을 호소한다고 보고된다. 중등도 이상의 이명은 우울증, 불안, 불면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양방 학회지 및 각 병원의 연보에 의하면 매년 이명의 이환율은 계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인구의 노령화와 산업사회 발달로 인한 소음, 복잡한 사회 환경과 관련된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이명 환자는 점점 늘고 있으며,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원인을 밝히고 치료받기를 원하는 환자의 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양방에서는 치료법으로 국소마취제, 항경련제,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은행잎추출제 등이 약물치료와 차폐기, 전기 자극, 정신치료 등의 방법을 사용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가 높은 편이 아니다. 또한 치료 후의 효과를 알기 위한 검사 및 평가가 필수적이나 아직 뚜렷한 기준이 되는 검사법이 확립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이명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고치기 힘든 증상으로 인식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각 장부(臟腑)의 부조화로 인하여 이명이 발생한다고 황제내경에서 최초로 언급된 이후 여러 의가들에 의해 이명의 원인 및 증상, 치료에 관한 언급들이 있었다.

특히 한의학적적 관점에서 이명은 실증(實證)과 허증(虛症)으로 나눌 수 있는데, 실증은 풍열(風熱) 또는 정지불서(情志不舒)로 인해 간기(肝氣)가 울결(鬱結)되어 간화(肝火)가 위로 치고 올라가 발생하거나 음식을 가려 먹지 못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및 기름진 음식, 술을 과다하게 섭취하여 비장(脾臟)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수습(水濕)이 뭉치고 담습(痰濕)이 안으로 형성된 것이 오래되어 담화(痰火)가 위로 치솟아 청규(淸竅)를 막아 발생된다고 보았다. 허증(虛症)은 식사를 잘 못하거나, 일을 과다하게 하거나,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비위(脾胃)가 허약해서 또는 심혈 부족으로 귀를 유양(濡養)하지 못해 발생하거나 선천적으로 허약 혹은 오래된 병, 큰 병, 과도한 성생활, 노역, 노령 등으로 체력이 고갈되어 발생된다고 한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실증은 스트레스, 비만, 급박한 정서적 변화로 인하여 발생하고, 허증은 과도한 체력 소모, 면역력 저하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임상적으로 살펴보면 비교적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이명은 실증이 다분히 많고, 노령층에서 발생하는 이명은 허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증의 경우 간의 울체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간의 울체를 풀어주는 한약 처방과 침 치료로 비교적 빠르게 치료가 되는 편이고, 허증의 경우 간과 신장의 약한 기운을 더해주는 치료를 해야 하는데 실증의 경우보다 치료가 느려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이명은 한방이나 양방이나 치료가 쉽지 않고, 체질에 불문하고 치료가 오래 걸리며 난치에 해당하는 질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상기했듯이 증상이 심해지고, 장기간 지속되면 정서적인 문제가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이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해 다른 부작용이 생기기 전에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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