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 수입되는 중국 저가 가전, 자동차 불티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이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한령(限韓令·한류 확산 금지 정책)에 이어 자국민들에게 한국 관광을 금지시키는 등 반한(反韓)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중국 관광 취소, 중국 제품 불매운동 등 반중(反中)감정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그러나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 저가 제품들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요서울은 중국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중국 수입의 ‘청신호’가 켜진 이상현상을 쫓아가 봤다.

관광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중국 관광객들은 쉽게 눈에 띄었다. 그러나 이젠 중국인 관광객들이 넘쳐나던 서울 명동, 동대문, 중국 국적기 항공사 출국장 등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3일 중국 정부의 한국관광 금지령 이후 한국을 찾는 단체관광객들이 예약을 연이어 취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한 해 패키지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약 350만 명으로 이들이 쓰는 돈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0.53%에 달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관광 매출이 여파로 50억 달러(5조7275억 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우리 국민의 반중 정서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 여행 취소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입 맥주 판매 1위를 차지한 중국의 ‘칭다오’ 맥주, TV, 냉장고, 보조배터리 등 중국산 가전, 중국산 자동차 등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한국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이마트에 따르면 6일까지 칭다오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증가했다. 이는 수입 맥주 전체 매출 성장률(16%)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4~6일 이마트의 수입 맥주 매출은 1개월 전보다 1.7% 감소했지만 칭다오맥주 매출은 도리어 3.3% 늘었다. 맥주 외 TV나 냉장고, 보조배터리 등 중국산 가전의 매출이 약간 줄었다. 다만 이마저도 ‘계절적 영향’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중국산 SUV의 국내 시장 공략은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수입사인 중한자동차의 켄보 600은 이미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120대가 완판됐으며 추가로 200대의 물량을 주문한 상태다. 하지만 국내에서 중국제품에 대한 반감이 지속되고 있어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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