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좌·포인트 등 미수령금 넘쳐

잊고 있던 주식 2억5천만 원으로 환급 받아
금감원 자산검색포탈 이용…은행·보험사에 문의

 
[남동희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잠들어 있는 금융 자산은 지난 1월 기준 3조6000억 원에 달한다. 보험금, 신탁, 주식, 증권, 카드 포인트 등 3조 원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부터 금융자산 검색 종합서비스 포탈 개설, 캠페인 실시 등을 통해 현재까지 600만 명이 넘는 금융자산 1조2000억 원가량을 주인에게 돌려줬다.
 
인천에 거주하는 A(79)씨에게 하루아침에 2억5000만 원이 생긴 사연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이 돈은 그가 20여 년 전 지인의 부탁으로 사놓고 잊었던 벤처기업 주식 1만 주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동안 이 벤처회사는 2015년 코스피에 상장했고 현재 주당 2만5000원이 됐다.
 
올해 초 한국예탁결제원은 A씨에게 미수령 주식 1만 주를 찾아가라고 안내했다. A씨는 죽기 전 하마터면 본인의 ‘잠자던 돈’ 휴면 금융 재산을 영영 못 찾을 뻔했다고 말했다.
 
휴면 금융 재산은 청구권 소멸 시효(5년)가 지났는데 찾아가지 않은 예금, 만기·해약 후 일정 기간 찾지 않은 보험금, 미수령 주식 등을 말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면 금융 재산은 지난 1월 기준 1조3911억 원에 이른다. 이 중 미수령 보험금이 7957억 원(57.2%)으로 가장 많다.
 
휴면성 신탁이 2363억 원으로 그 다음이고, 휴면 예금이 1848억 원에 달한다. 휴면성 증권은 1168억 원, 미수령 주식은 575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사용 카드 포인트 금액은 2조2000억 원으로 이를 합하면 총3조6000억 원이 잠들어 있는 것이다.

 보험금 가장 안 찾아가
 
지난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6월 휴면금융재산 찾아주기 종합대책 발표 이후 현재까지 금융 자산을 찾아간 사람은 639만 명이라고 밝혔다.
 
찾아간 금액은 총 1조2450억 원에 이르며 이 중 보험금(1조154억 원)을 가장 많이 찾아간 것으로 집계됐다. 뒤를 이어 미수령 주식 및 배당금 1081억 원이 주인을 찾았고, 휴면성 신탁 580억 원도 회수조치됐다.
 
휴면성 증권은 547억 원, 휴면예금 88억 원이 주인에게 전달됐다. 금융감독원은 1조 원이 넘는 금액이 주인을 찾아갔지만 아직 그 배가 넘는 금융 자산이 남아 있다며 금융당국과 민간기업들의 협조를 부탁했다.
 
휴면 금융을 가장 빠르게 찾는 방법은 금융감독원의 휴면금융자산검색 포탈 ‘파인’을 이용하는 것이다.
 
파인에서 ‘잠자는 내 돈 찾기’를 클릭하면 은행 휴면 예금·신탁, 저축은행 휴면 예금, 협동조합 휴면 예금, 휴면 보험금, 휴면성 증권, 미수령 주식, 카드 포인트, 파산 금융기관 미수령금, 미환급 공과금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와 공인인증서 등만 있으면 조회가 가능하다.
 
한국예탁결제원도 미수령 주식 주인 찾아주기에 동참했다. 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말까지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 캠페인은 2009년부터 매년 실시하며 최근 4년 동안 상장주식 224만주, 시가 213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주인에게 돌려줬다.
 
지난해 말 기준 예탁결제원이 보관하고 있는 미수령 주식은 상장주식 기준 주주 1만 명, 주식수 467만주로 시가 약 240억 원이다. 예탁결제원은 미수령 주식에 관한 안내문을 발송하는 형식으로 주인을 찾아주고 있다.
 
주식수령안내문을 받지 않은 이는 명의개서대행기관(한국예탁결제원,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별 홈페이지에서 본인의 미수령 주식 여부를 확인해 해당 대행기관 영업점을 방문하면 환급이 가능하다.
 
전 금융당국 차원적 노력
 
증권회사를 이용하는 주주의 경우에는 주식배당·무상증자 등의 주식은 본인계좌로 자동 입고돼 미수령 주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참고하면 된다.
 
직접 금융기간을 방문해 알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은행의 휴면성 신탁, 저축은행·상호금융의 휴면 예금 등은 가까운 은행 지점을 방문하면 가장 쉽다. 휴면 보험금은 회사나 설계사에게 문의하고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돌려받을 수 있다.
 
증권사 휴면성 증권은 영업점이나 홈페이지,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통해 환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청구권이 따로 없는 카드 포인트는 일정 시기가 지나면 없어지는 만큼, 빨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면 금융 자산을 찾아주기 위한 노력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권은 고객의 최신 주소를 행정자치부로부터 받아 휴면 금융 재산을 안내한다.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을 위해 올해 상반기에 은행 영업점에서 모든 은행의 휴면 예금과 휴면성 신탁을 조회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휴면 재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휴면 보험금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안내 제도도 강화한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매년 보내는 보험 계약 관련 안내문에 보험금 지급 계좌 사전 등록 제도를 공지해야한다.
 
이렇게 되면 고객이 수령 계좌를 사전에 등록해 보험금을 바로 이체받을 수 있게 된다는 취지에서다.
 
이 밖에도 만기 보험금 안내 방법을 우편뿐 아니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다양화하고, 안내 횟수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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