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번 잘못했다가…” 외모평가·꼴통보수 등으로 낙인찍혀

[남동희 기자] 20대 구직자 A씨(여성)는 헬스케어를 전문으로 하는 J기업에서 면접을 보고 수치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J기업 최종면접 도중 담당자들이 A씨를 일어나서 서보라고 했다. 자리에 선 A씨에게 면접관은 ‘태음인이네’라는 말을 했다.

A씨는 “요새 외모평가 항목이 논란이 돼 블라인드 면접을 보는 곳도 많은데 일어서보라며 태음인이라고 한 것은 벌거벗은 느낌을 받게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체적으로 태음인 중 비만체형이 많다고 하는데, 나를 뚱뚱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렵게 간 최종면접이라 밤을 새워가며 준비했는데 면접관들 태도와 질문이 외모를 평가한 것 같아 이후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라고 대답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취업난이 계속되며 취업시장도 점차 커져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취업커뮤니티에 면접 후기가 등록된다며 면접에서 민감한 정치·사회문제에 대한 견해를 묻거나 인격·외모 비하 등 발언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내 한 언론기업은 올해 초 ‘종북 좌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으로 정치적 견해를 강요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국내 한 대기업도 정치적 화두가 됐던 국정교과서에 대한 견해를 물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두 기업은 모두 신입사원의 민감한 질문 대처법을 검증하기 위한 질문이었을 뿐 정치적 견해를 강요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각종 취업 커뮤니티에는 여전히 두 기업 면접 관련 정보엔 이 같은 사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남아있어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J기업 관계자는 “우리 기업은 사상체질을 근거로 다이어트 컨설팅을 하기 때문에 지원자의 체질에 따른 성향을 보고 있다”며 “면접자에게 일어나보라고 한 것은 체질을 보고 성향을 평가하기 위함이었지 면접자의 외모를 평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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