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 채권 이외의 특정물의 급여나 인도를 목적으로 하는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또는 다툼이 있는 권리에 대한 지위를 임시로 설정하기 위해 법원이 일시적으로 명령하는 것을 가처분이라 부른다. 그럼 법원의 건물점거금지 가처분명령 등을 어기고 건물에 들어간 경우 공무상표시무효죄에 해당될까?

결혼식장의 지분을 소유한 A씨는 동업자인 B씨가 영업이익을 제대로 분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건물을 무단침입하고 점거하는 등의 방법으로 B씨의 영업을 방해했다. A씨의 건물 점거행위에 대해서 B씨는 법원을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A씨에게 B씨의 건물에 침입하여 영업을 방해하는 행위를 멈출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법원의 가처분명령에도 불구 A씨는 계속해서 용역업체를 동원해 B씨의 결혼식장을 점거하였고 이로 인해 공무표시무효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공무상 표시무효위반 행위에 대한 유죄 판결을 내렸지만 2심 재판부는 집행관이 가처분 결정내용을 게시하며 다른 구체적인 집행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공무상표시무효죄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 역시 2심과 같은 의견으로 A씨의 공무상 표시무효죄에 대해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실시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가처분명령의 공시서는 집행관이 법원으로부터 피신청인에 대하여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이 발령되었음을 고시하는 데 그치는 것이다. 따라서 봉인 또는 물건을 자기의 점유로 옮기는 등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단순히 피신청인이 위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집행관이 영업방해금지 가처분결정의 취지를 고시한 공시서를 게시하였을 뿐 어떠한 구체적 집행행위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위 가처분에 의하여 부과된 부작위명령을 피고인이 위반한 사안에서,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現)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現)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現)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강민구 변호사  mkkpr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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