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여야 다자 구도 안희정>이재명…호남·경선 의향층 ‘접전’
文 독주 1차 종료 가능성…李 상승세 타면 판 흔들릴 수도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 2위 자리를 놓고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몇 주 전만 해도 ‘文-安’ 1:1 구도가 명확해 보였으나, 안 지사의 ‘대연정’ 등 발언으로 야권 지지층을 자극해 이 시장의 추격을 허용한 모양새다. 물론 여야 간 다자 구도에서는 안 지사가 훨씬 앞서 있지만 ‘당내 경선’은 다른 국면이 전개될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경선 첫 투표일이 열흘도 남지 않은 가운데 막판 2위 싸움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 직후, 본격 ‘벚꽃 대선’ 레이스에 접어들었다. 지난 15일에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5월 9일로 대선일을 확정하는 한편,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또 한 번 정국이 출렁였다. 문 전 대표가 10주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상위권에 있던 황 대행이 불출마하면서 2위 주자 간 다툼이 치열한 상황이다.

‘黃 불출마’ 安 호재
지지율 들춰봤더니…


황 대행의 지지율이 누구에게 흡수될지 관심을 모았다. 야권 주자들 가운데선 대연정론을 설파하며 중도·보수층으로까지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 안 지사의 지지율이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 2월 반기문 총장의 불출마로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 지사가 이번에도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 간 순위는 ‘문재인-안희정-이재명’ 순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지지율을 한 꺼풀 벗겨보면 민주당 경선에서는 다른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특히 야권의 상징 호남에서의 후보들 간 지지율이 주목된다. 호남은 전통적 야권의 텃밭인 데다 이 곳에서 가장 먼저 민주당 전국 순회 투표가 실시되는 만큼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서다.

지난 15일 MBN·매일경제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지사는 한때 21.1%에 달했던 호남 지지율이 ‘선한 의지’ 발언으로 6.7%까지 급락했으나 황 대행 불출마 선언 후 14.8%로 빠르게 회복했다. 보수층을 흡수하고 선의 발언에 대한 연이은 사과가 민심에 스며든 것으로 보인다.

2월 초반 7%대까지 떨어졌던 이 시장의 호남 지지율은 특유의 사이다 발언과 차별화된 정책 등이 강조되면서 황 대행 불출마 선언 후 15.6%로 최고점을 찍었다. 2월 하순 이후 10% 초중반을 유지해왔는데 이번 조사에서 안 지사에 근소한 차이로 우위를 보였다.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은 37.8%로 3월 둘째 주(40.5%)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1위를 달렸다.

경선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들과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도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경선 참여 의향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시장 지지율이 많이 상승했다”며 “안 지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지지층만 놓고 보면 이 시장이 안 지사보다 조금 더 우세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당내 2위 전망에 대해 “(이 시장의 가능성이) 점차 더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안 지사의 지지율은 보수중도 성향이 많아 실제 경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이 분석에서 민주당 3인의 순위가 기존과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전문기업 ‘다음소프트’가 분석한 3월 둘째 주 ‘SBS-빅 지수’에 따르면 민주당 3인의 순위가 문재인(256)-이재명(237)-안희정(214)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이버 검색량과 유튜브 조회수, SNS상 긍정적 언급량, 뉴스 언급량 등을 수집해 각각 1:1:1의 비율로 합산해 산출한다. 전통적인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낮고 조사방식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빅데이터 분석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단순히 언급량 만을 가지고 분석한 기존 빅데이터와 달리 좀 더 소극적인 움직임도 포착해 ‘숨은 표’를 탐색할 수 있다고 한다.

文 과반 가능성 ↑
安과 차별화해 文 추격해야


안 지사와 이 시장에 대한 각종 데이터가 접전을 펼치는 형국이지만, 문제는 문 전 대표의 과반 가능성이다. 이들 중 누가 2위를 하더라도 문 전 대표가 과반을 넘기면 1차에서 경선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보면 문 후보가 1차에서 50% 이상 득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민주당 선거인단 지역별 참여 분포도를 보니 과거에는 호남이 절반을 차지했는데 이번에는 수도권 참여가 50%나 됐다”며 “이는 젊은 층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데 문재인이 젊은 층에 워낙 강세를 보이고 있어 1차에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도 “현 시점에서 보면 결선 투표 없이 1차에서 끝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밝혔다.

반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 시장은 친노 출신이 아니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연결고리도 없는 데다 호남에 적을 두고 있지도 않다”며 “게다가 이번 선거는 구도 싸움이기 때문에 후보 개인기로 돌파하기 어렵다. (이 시장이) 초초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이 호남에서 2위를 해 상승세를 타 만약 결선까지 간다면 판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시장 측이) 안 지사 표가 그대로 경선으로 연결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선명성으로 야권 지지자 결집 시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안 지사와 차별점을 강하게 부각시켜 만약 문재인의 과반 득표를 저지한 2위가 된다면 그 뒤로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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