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점) 앞으로 못 가게 될 것 같다”

“최저임금과 임대료 인상 등 각종 비용 상승”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패스트푸드점들의 가격 인상 후 한 달이 지난 현재, 소비자들의 원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는 햄버거 가격이 연례행사처럼 꾸준히 인상돼 가계경제에 부담스러운 지경까지 도달한 탓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것처럼 한해 가격 인상이 큰 액수는 아니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총합은 크게 뛴 상태다. 특히 비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10대와 20대 주 패스트푸드 소비층은 물론 경제활동을 하는 소비자들 역시 패스트푸드 가격이 너무 높다는 의견이 다수다. 일요서울은 패스트푸드 3사의 메뉴 가격 등을 통해 소비자 원성의 시발점을 추적했다.

국내 대표 패스트푸드 3사 중 한 곳인 맥도날드가 지난 1월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버거킹도 지난달 11일 버거 메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햄버거 가격 인상 당시 ‘줄인상’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롯데리아와 KFC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혀 올해 기존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아는 2015년 전 제품 가격과 2016년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가격 인상이 이뤄진 뒤 한 달이 지난 현재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싼 가격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진짜 햄버거 값 너무 나간다”며 “이틀에 한 번 버거킹 햄버거를 간식으로 먹는데 세트 한 개에 야채와 치즈를 추가하면 9700원이다. 한 달에 햄버거 값으로만 15만 원 이상 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과거 빅맥 런치세트가 3000원이었지만 현재는 4900원이나 한다며 몸에도 안 좋고 가격도 결코 싸다고 말 못해 햄버거보다 저렴하고 건강하게 한 끼 식사를 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그는 “(패스트푸드점을) 앞으로 더욱 안 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소비자 C씨는 패스트푸드점을 갔다가 높아진 물가를 실감했다며 가족과 먹으려고 세트 3개를 구입했는데 2만 원이 지출됐다고 했다. 그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안에 들어간 재료도 미리 만들어 놓은 탓에 신선하지도 않고 맛도 그저 그랬다며 차라리 즉석음식을 먹는 게 더 맛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다른 소비자들 역시 “패스트푸드점을 자주 이용했지만 현재는 구내식당을 더 이용한다” “해장국 값과 같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밥맛 없을 때나 먹는다” 등 비싼 가격 탓에 발길을 돌렸음을 설명했다.

일부 품목 가격 올려

햄버거 세트 메뉴가 1만 원에 육박하면서 불경기 ‘엥겔계수’(전체 지출 대비 식료품비 지출)와 ‘빅맥지수’(각 나라의 구매력 평가를 비교하는 경제지표)는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맥도날드는 지난 1월 26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다. 버거 단품 6개, 런치세트 8개, 아침메뉴 4개, 디저트 2개, 사이드 메뉴 4개 등 24개 제품으로 맥도날드의 전체 메뉴 중 19%에 해당한다. 다만 평균 가격 인상률이 1.4%일 뿐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인 아이스크림콘의 경우 500원에서 600원으로 20%, 슈슈버거가 4000원에서 4400원으로 10% 뛰었다. 대표 상품인 빅맥 세트는 4700원에서 4900원으로 4% 올랐다.

당시 맥도날드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최저임금과 임대료 인상 등 각종 제반 비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2월에도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당시 맥도날드가 가격을 올리자 타 패스트푸드점도 연이어 일부 품목 가격을 올렸다.

버거킹은 2월 11일부터 총 8개 메뉴에 대해 100~3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스테이크버거류는 300원, 와퍼류 200원, 와퍼주니어류 등 기타 버거류 100원이 인상됐다.

대표 제품 와퍼가 5400원에서 5600원으로 200원 올랐으며 콰트로치즈와퍼는 6300원에서 6500원으로 200원, 통새우스테이크버거와 갈릭스테이크버거는 각각 7300원, 6400원에서 7600원, 6700원으로 300원씩 올랐다. 다만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블킹 버거류와 프렌치프라이, 너겟킹, 아이스크림 등 사이드 및 디저트 메뉴, 킹모닝 크루아상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

생활비 65%~84% 차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지난 1월 보도자료를 통해 패스트푸드 3사의 햄버거 가격 인상률과 세트메뉴 가격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패스트푸드 세트 가격이 대학생 하루 평균 생활비의 절반 이상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패스트푸드를 이용하는 연령층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으나 여전히 주요 구매층은 10대~20대로, 이들은 소득 수준이 낮아 식비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학생의 월평균 생활비는 약 37만 원으로 1일 평균 12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패스드푸드 3사 세트메뉴의 가격은 롯데리아가 최저 4500원(치즈버거세트)에서 최고 7900원(한우불고기버거세트)으로 평균 6100원, 맥도날드는 최저 4600원(치즈버거세트)에서 최고 8600원(더블1955버거세트)에 판매해 평균 6494원, 버거킹은 최저 4700원(칠리치즈치킨버거세트)에서 최고 10300원(베이컨치즈갈릭스테이크버거세트)에 판매해 평균 7314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3사 세트메뉴의 평균가가 대학생 1일 평균 생활비의 절반 이상이고, 가장 비싼 세트메뉴는 65%~84%를 차지했다.

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같은 구성을 주문해도 메뉴 조합에 따라 다른 판매 가격으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롯데리아는 메뉴 조합별 가격 차이에 대해 현장의 카운터 메뉴판에 가격 차이 안내 문구를 삽입하겠다고 답변 했으며, 맥도날드는 향후 제품 가격 결정에 있어 소비자단체의 제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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