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와 민간 반응 분리해 분석해야…
韓 기업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시간 필요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속도가 붙으며 중국의 직·간접적인 ‘보복’이 시작됐다.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사업에 차질을 빚고 한국 기업 제품에 대한 규제 강화, 방문 제한 등의 조처로 한국 경제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일요서울은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교수와 사드 문제가 대한민국 경제에 미친 영향과 그 해결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안 교수는 중국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경영학 박사, 한국예탁결제원 객원 연구원을 지낸 한중경제전문가다.
안유화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금융학 전임교수.


-재계에서는 중국이 사드 보복의 일환으로 경제·정치·군사 분야 4단계에 걸친 제재 중 현재 2단계를 한국에 가하고 있다는 말이 돈다. 동의하는가.

▲ 사드 문제로 한국 경제가 후폭풍을 맞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몇 단계까지 왔다는 판단을 하기보다 먼저 중국 정부와 민간의 태도·반응들을 분리해 바라볼 줄 아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 정부와 민간의 반응 정도가 다르고 이는 중국의 특수한 경제 구조와 국민의 성향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굳이 단계로 표현하자면 정부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고, 민간은 2단계쯤 와 있는 것 같다.

민간은 일반 소비자들과 기업이다. 소비자들의 경우 일부 과격한 이들이 각종 매체와 SNS를 통해 반한(反韓)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중요한 건 기업이다. 중국 경제는 국유기업들이 이끌어 나가고 있는데 이 국유기업들의 오너들은 대부분 중앙정부 출신이다.

이들은 스스로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중국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유기업 오너들에게 중앙 정부가 한국에게 경제 제재를 가하라는 지침은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유기업 오너들이 스스로 한국기업과 거래를 끊거나, 합병을 취소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것으로 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지금 대기 중에 있다고 봐야 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국에 적극적 제재를 가하겠다는 발표를 했다는데 이는 사실과 조금 다르다.

원문으로 읽어보면 중국 정부는 아직 한국 정부에 직접적인 경제 보복 등의 조처를 가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 정부가 아직 사드 배치와 관련해 한국과 대화의 여지를 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한국이 대선을 앞둔 이 시기에 반중(反中) 정서가 고조돼 선거에 영향이 미치는 걸 바라지 않는다.

-(사드 보복이) 한국 경제에 미칠 여파는.

▲ 최근 IBK경제연구소가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과거 중국과 일본의 띠아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 분쟁 때와 비교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1% 이상 감소할 것이라 밝혔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

또 이 피해는 대기업보다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총 3582개로, 중소기업이 58%에 이른다. 주로 중간재를 중국에 판매하는 업체들이고 이들이 직격타를 받으면 연계된 중견회사들까지 줄줄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은 뻔하다.

한국 기업 중에 중국과 연결이 안 된 기업은 없다고 봐야 한다. 직접 연계가 안 됐더라도 한 다리라도 건너서라도 다 중국과 연결돼 있다. 가장 먼저 피해가 나올 곳은 관광·면세업계다. 면세업계는 대기업들도 휘청거릴 만큼 타격이 크고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두 달만 이 사태가 계속되면 문 닫는 면세점이 나올 수도 있다.

-중국에게는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이라 보는지.

▲ 이번 사드 후폭풍으로 인한 중국 경제의 손실은 특별히 없다. 물론 당장 한국 기업들과 거래를 끊는 기업들은 시간적 물질적 손실이 조금 있겠지만 이 또한 크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를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자국 기술력을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을 것이란 점이다.

-현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이라 보는가.

▲ 중국 내에서도 북경대, 청화대 등의 경제 원로교수들이 정부의 사드 보복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지난 다보스포럼 때 자유무역을 강조한 것과 대비된 처사며 중국이 글로벌 국가가 아닌 스스로 소국임을 인정한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자국 내 비판도 있어서 중국이 한국을 당분간 더 이상 압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이 문제를 미국과의 만남에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자연히 한국 새 정부와 중국의 대화가 중요할 것이고 그때를 기점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 본다.

- 해결책이 있다면.

해결책으로는 ‘R&D(연구기술개발)에 투자해 내실을 키우는 시간으로 삼아라’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전 세계 200여개가 넘는 국가가 중국을 제1수출시장으로 보고 제품을 개발한다. 사드로 인해 잠시 경제적 손실이 있다 해도 한국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 기업인들에게 당부 한마디.

▲ 갖은 고생을 해도 또 포기할 수는 없는 게 중국 시장이다. 최소 10년 중국만 한 소비력과 인구를 갖춘 시장은 다시 나오기 힘들다. 몇몇 전문가들은 기업에게 시장 다변화를 요구하는데 그게 그렇게 쉽게 되는 문제면 애초에 기업들이 그 시장으로 갔을 것이다.

반도체 등 특정 선두 분야를 제외하고 한국 제품은 아직 일본·독일 제품과 비교되고 중국 제품의 추격도 거세다. 글로벌 판도를 분석하고 회사의 전반적인 펀더멘털을 키우며 대기하자.

-일반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세계적으로 가짜 뉴스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국에서도 며칠 전 한 언론이 신동빈 롯데 회장이 중국인 비하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보도되며 여론의 공분을 샀는데, 이는 가짜 뉴스였다.

양국의 언론매체들에게 진실성 있는 보도를 부탁하며 국민들도 사드 문제에 대해 좀 더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판단하길 바란다.

남동희 기자  donghee0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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