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경쟁 후보들은 ‘반문연대’ ‘제3지대’ ‘개헌빅텐트’ 등을 주장하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치권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은 불지 않고 있다.

문 후보는 본격적인 당내 경선 시작과 함께 표심 다지기를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연일 문 후보 캠프인 ‘더문캠’의 인재 영입 소식을 발표하면서 ‘준비된 후보’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처럼 영입된 인사들의 과거 행적이나 언행들이 구설에 올라 ‘인사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00명 넘는 국민성장·자발적 모임 자문단 “일일이 검증하기 어려워”
문재인 “누구에게나 단점이 있다고 생각…저 자신도 많은 단점 있다”


경쟁 후보들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예비후보를 향한 단골 공격 메뉴는 안보문제였다. 대북관, 사드관 등을 지적하며 ‘불안한 안보관’ ‘수시로 바뀌는 안보관’이라고 비판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공격 대상이 안보에서 인사 문제로 옮겨졌다.

‘준비된 후보’를 슬로건처럼 내세운 문 후보는 매머드급 싱크탱크와 지지자 모임을 장점으로 내세워 왔다. 교수 등의 전문가들이 모인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는 이미 1000명이 넘는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 정도다. 싱크탱크 외에도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인 더문캠에도 인사 영입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현역 국회의원들이다. 문 후보가 당 대표 시절 직접 영입했던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문 후보가 영입한 인사들 모두가 환영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영입 발표를 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사과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자칭 ‘역대 청와대에서 가장 인사 검증이 깐깐했던 민정수석이었다’고 말하는 문 후보지만 언론·네티즌 등의 검증을 무사통과하기란 쉽지 않다.

‘영입 1호’ 표창원
文 인사 논란 시작


문재인 후보 싱크탱크·캠프 영입인사들과는 별개로 문 후보 측근으로 구설수에 오른 인물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인사는 표창원 의원이다. 문 후보가 당 대표 시절 직접 영입한 ‘영입 1호’ 인사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누구보다 열심히 의정활동을 펼쳤지만 특유의 직설적 화법과 행동으로 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던 표 의원은 지난 1월 국회의원회관에 전시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을 풍자한 ‘더러운 잠’ 그림으로 인해 보수진영으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여성 풍자 누드화라는 것이 이슈가 되면서 여성 인권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당시 표 의원은 개인 페이스북에 “제 취향은 아니지만 ‘예술의 자유’ 영역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논란이나 불이익이 두려워 피하거나 숨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일부 보수단체에서는 표 의원과 그의 아내를 패러디한 현수막을 공개해 또다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결국 표 의원은 당직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으며 정치생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표 의원의 행동이 구설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문 후보에 대한 비판도 고개를 들었다. 표 의원에 대한 비난이 거셀수록 문 후보에 대한 비난도 거세졌다.

표 의원에 대한 비난이 잦아들 즈음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의 말실수가 구설에 올랐다. 양 최고위원은 이달 초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백혈병 피해 노동자들을 위한 단체인 반올림을 ‘전문 시위꾼’ ‘귀족 노조’로 폄훼한 발언을 해 문제가 됐다. 비록 8일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양 최고위원도 문 후보가 직접 영입한 인사였다.

상처 남기고 떠난 전인범
‘홍보 전문가’ 손혜원도 구설


문재인 후보가 예상한 일들은 아니었지만 직접 영입한 인사들의 말실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그런 만큼 문 후보를 주시하고 있던 경쟁 후보들과 그들의 지지 세력 그리고 언론들에게는 더문캠에 영입된 인사들은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문 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사 중 첫 번째 낙마한 사람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다. 전 전 사령관은 2월 초 그의 아내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법정구속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당시 전 전 사령관은 아내의 무죄를 주장하며 ‘권총사살’ 발언을 개인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이 말이 또 문제가 됐다.

문 후보도 “부인을 자문단으로 모신 것 아냐”라고 항변했지만 이어 전 전 사령관이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던 발언이 문제가 돼 결국 스스로 문 후보를 떠나고 말았다.

2월 20일에는 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973년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 등을 언급하며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우리가 이에 대해서 솔직히 비난만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당시 정 전 장관은 “김대중 납치사건, 김형욱 납치사건, 동백림 사건 등을 당시 뉴스를 통해 상세하게 접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김정남 피살 사건을 보면서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되지 않겠느냐”라며 “절대 권력자의 정적 제거 유혹이랄까, 발본색원으로 해석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에는 문 후보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윤철 전 경제부총리가 언론 인터뷰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공약을 설명하는 가운데 “제조업은 한계에 직면했고, 악성 노조까지 감안하면 민간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이 적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당시 이 인터뷰가 나가자마자 노동단체들은 일제히 전 위원장을 비난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손혜원 의원이 말실수로 더문캠 홍보부본부장직을 사퇴했다. 손 의원은 지난 9일 한 팟캐스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계산한 거지”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손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입장자료를 내고 “제 무지의 소치였다. 고인의 비장했던 심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을 했다”며 “고인의 가족을 비롯한 더민주 지지자 모두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문 후보도 이에 대해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사과하며 사퇴를 신속하게 처리했다. 하지만 문 캠프 영입인사들의 구설은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1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3차 대선토론회에서는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

진익철 전 구청장
공식 직책 맡은 건 아냐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진 전 구청장을 거론하며 “문 후보 주변에는 기득권자도 그냥 기득권자가 아닌, 인정하기 어려운 기득권자들이 많다. 예를 들어 주차장 청경을 동사시켰다는 것으로 논쟁이 있었던 진 구청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권혁기 부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돌려 내용을 반박했다. 그는 “진 구청장에 대해 제기된 청원경찰의 사망 사건은 진 구청장과 무관하다”며 “당시 차기 구청장 출마 예정자인 허아무개 전 시의원이 인터넷에 돌연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로 2013년 5월 28일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 측 제윤경 대변인은 “진 구청장은 구청장의 관용차 주차 안내가 늦었다는 이유로 옥외초소를 이용 못하게 한 장본인으로, 자신의 권위를 위해 40대 가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의혹이 있는 인물이다”라며 “허아무개 전 시의원은 이 건에 대해 결과적으로 무죄선고를 받았다. 결국 문 후보 측의 해명은 진 구청장이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근거가 될 수도 없는 셈이다”라고 밝혔다.

진 전 구청장은 지난 2월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문 후보 측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맡은 것은 아니지만 ‘10년의 힘 위원회’가 자문단 역할을 하는 만큼 자문단에 대한 검증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자발적 모임의 모든 회원들까지 일일이 검증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편 진 전 구청장은 새누리당 소속 재선 구청장으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또 채동욱 전 검찰총장 개인정보 유출 관련 의혹도 받고 있는 만큼 논란의 여지가 많다.

文, 영입인사 입단속 지시
‘비판 목적 검증’ 볼멘소리


문재인 후보 측은 계속되는 영입 인사들의 말실수를 막기 위해 방송 출연 등을 제한하는 등 입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캠 일자리 위원회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 논란 관련 “누구에게나 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 자신도 많은 단점이 있다”며 “그런 단점에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또 힘을 모아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향후 캠프 인사들이 방송, 팻캐스트 등에 출연하더라도 내용을 미디어본부와 협의토론하겠다는 방침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칫 검열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데다 일일이 방송을 체크하기에는 인력과 시간이 부족해 실효성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 캠프 인사들에 대해 지나친 검증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대선 후보 지지율이 1위인 만큼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일이긴 하지만 검증이 목적이 아닌 비판이 목적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인사검증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커진 만큼 문 후보 측은 인사검증에 대한 비판은 넘어야 할 산일 수밖에 없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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