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민족대표 후손들, “망언” 분개…설 씨 ‘사과’ 밝혀
‘댓글알바’ 의혹으로 고발당해…“사실무근” 맞고발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스타 역사 강사’ 설민석(47)씨가 이달 초 ‘댓글알바’ 의혹에 이어 이번에는 ‘민족대표 33인’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설 씨가 자신의 역사 강의에서 일제강점기 3.1운동에 기여한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했다며 후손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설 씨는 당시 그들이 모인 장소와 인물 등을 ‘최초의 룸살롱’, ‘술집 마담’으로 표현했다. 민족대표 33인 당시 대표자의 후손인 정유헌 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설 씨 발언에 대해 “망언이고 망발”이라고 분노를 터트렸다. 이후 설 씨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과했으나 17일 오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민족대표 33인 후손들이 지난 8일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설 씨 사무실을 찾았다. 설 씨의 역사 강의에 분개하며 항의차 방문한 것. 해당 강의에서 설 씨는 1919년 3.1운동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룸살롱이 있었습니다. 태화관이라고. 대낮에 그리로 간 거야. 그리고 거기서 낮술을 막 먹습니다.” 설 씨는 이어 “(태화관) 마담 주옥경하고 손병희하고 사귀었어요. 나중에 결혼합니다. 그 마담이 DC(할인) 해준다고, 안주 하나 더 준다고 오라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라고 설명한다.

‘민족대표 33인’은 1919년 3·1운동 때 발표된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명의 인물로, 이들은 당시 고급 요리집 ‘태화관’에 모여 독립선언서를 낭독했다. 천도교 15명, 기독교 16명, 불교 2명 등 종교별로 나누어 대표를 선정했으며, 총 대표엔 손병희가 추대됐다.

후손들은 설 씨가 독립선언을 낭독한 장소를 룸살롱 술판으로, 손병희의 셋째 부인인 주옥경을 술집 마담으로 폄훼했다고 반발했다. 손병희 후손 정유헌 씨는 “독립운동하신 선열님들에 대해서 너무 모독적이고, 표현 자체가 망언이고 망발”이라고 분개했다.
국사학자들도 설 씨의 강의 내용 일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축배를 한 잔 들었을 수는 있지만 33인 가운데 상당수가 기독교 쪽의 목사나 장로들인데 술판을 벌였다는 느낌의 서술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천도교 연구자 이창번 씨도 “(주옥경은) 손병희 선생을 만나서 우이동에서 부인으로서 내조하고 계셨다. 3·1운동 당시에는 기생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해석 존재”
비판적 입장은 ‘견지’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설 씨는 지난 16일 밤 페이스북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설 씨는 “역사 학문 특성상 다양한 해석과 평가가 존재한다”고 전제하면서, “그 날 그 사건에 대한 견해일 뿐이고 민족대표 33인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제 의도와는 다르게 사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족분들께 상처가 될 만한 지나친 표현이 있었다는 꾸지람은 달게 받겠다. 상처받으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설 씨는 다만 ▲민족대표 33인이 3.1 운동 당일에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자발적으로 일본 경무 총감부에게 연락하여 투옥된 점 ▲탑골공원에서의 만세 운동이라는 역사의 중요한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점 ▲만세 운동을 이끈 것은 학생들과 일반 대중들이었다는 점 등을 들어 여전히 민족대표 33인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표현상 문제는 있었지만 폄훼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룸살롱이란 자극적 워딩보단, 태화관을 ‘단란한 주점’ 정도로 순화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며 “‘낮술’이란 표현도 퍼질러 앉아 취하도록 마셨다고 오해할 수 있기에 ‘축배’를 들었다고 순화하셨음이 좋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이게 왜 논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역사를 보는 관점이 사람마다 다르고 사실에 기반해 말씀하신 건데. 지나친 표현을 사용하셨다지만 폄훼하는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쌍방 고발’ 오가
설 씨 父 이력 ‘눈길’


설 씨는 지난 2일 ‘댓글알바’ 의혹으로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사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학부모 모임’(사정모)은 설 씨 등이 3년여 동안 수험생을 가장한 댓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을 홍보하고, 경쟁 인터넷 강사를 비난하는 댓글 수천 개를 달게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넥스트로 강용석 변호사는 2일 업무방해, 명예훼손,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설 씨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설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혹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고, 문제되는 행위를 한 적이 없음을 당당히 밝힌다”며 “형사고발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설 씨 측은 지난 13일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대표 등 5명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맞고발했다. 설 씨 측은 불법 댓글 홍보를 하거나 댓글 알바생을 고용한 적이 없다며 사정모 측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설 씨는 한국사 최고의 스타 강사로 알려져 있다. 각종 시사교양 프로와 예능에 출연하면서 스타 강사로 명성을 누리고 있다. 최근 출간한 그의 저서는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학원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르바이트로 보습학원에서 중학교 역사 강의를 시작하면서부터라고 전해졌다.

그의 아버지 설송웅 씨는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고, 이른바 ‘4.19 스타’로도 알려져 있어 눈길을 끈다. 설 전 의원은 18세이던 1960년 4.19혁명 당시 이승만 대통령을 찾아가 하야를 권고했던 시민대표 6명 중 한 사람이다. 설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박근혜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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