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서울 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경영권 승계 갈등 도중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냈다. 법원에는 횡령·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62) 회장과 신격호(95) 총괄회장, 신동주(63)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이 출석했다. 법정에 대기업 총수 일가가 모두 출석하게 된 상황에 언론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신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57)씨가 36년 만에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서 씨는 그동안 일본에 체류했으나 법정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의 반응이었다.

36년 만에 공식석상 얼굴 공개···처음으로 향한 곳이 검찰
2002년부터 경영활동 시작, 법원 출두 동행한 미모의 여성은 누구?


서미경 씨는 특유의 미모로 1970년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로 떠올랐다. 아역 배우로 활약을 했으며 15살이던 1977년 미스 롯데 1호로 뽑히며 CF 모델 겸 배우가 돼 인기를 누렸다. 서 씨가 롯데와 최초로 인연을 맺은 건 금호여중 시절인 1972년이다. 서 씨가 우승했던 미스롯데는 이후 안문숙, 이미연, 채시라 등을 배출하며 연예인 등용문으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서 씨는 인기 여세를 몰아 ‘서승희’라는 예명으로 가요계에 입성하기도 했다. 포크송 계열의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자극했지만 가수 활동은 단발에 그쳤고 라디오를 통해 반향을 일으켰다.

서 씨의 연예계 활동은 탄탄대로를 걸었다. 1973년 영화 ‘방년 18세’부터 주연으로 발탁됐으며 다음해인 1974년 ‘청춘불시착’과 ‘졸업시험’, 1976년에는 ‘홍길동’, 단둘이서‘ 등에 출연하며 모델에서 배우로 변신해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1981년 갑자기 돌연 은퇴를 선언,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갑자기 최고의 스타가 ‘왜’ 은퇴를 했는지에 대해 당시 연예계에서는 온갖 설(說)들이 나돌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설득력이 높았던 것은 신격호 총괄회장과 연인 관계로 만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무려 37살이었다.

이 같은 소문이 사실혼 관계라고 드러난 시기는 1988년 서 씨의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이 신 총괄회장 호적에 오른 이후부터다.

신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한 측근은 한 언론을 통해 “당시 20대였던 서미경이 40대였던 신영자에게 ‘내가 엄마뻘이니까 반말해도 되지?’라고 기선 제압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서 씨는 1982년 신 총괄회장 사이에서 딸 신 고문을 낳았다. 당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서 씨와 신 총괄회장의 만남은 명동 일대 미용실 등지에 풍문으로 떠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 씨는 아이만 낳고 사라지는 것이 아닌 36년간 롯데의 숨겨진 여인으로 살며 신 총괄회장의 암묵적 셋째부인으로 총애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주식·땅 등
재산 얼마나 될까?


서 씨의 딸 신 고문은 롯데쇼핑(0.93%), 롯데제과(6.83%), 롯데칠성(1.3%) 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호텔 고문으로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린 것은 2010년, 롯데삼강 주주 명단에 이름은 올린 것은 2012년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는 특별한 대외활동을 하지 않다가 2002년부터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유원실업’의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유원실업은 2009년 유한책임회사로 전환돼 기업공개의무(IPO)에서 벗어난 상태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위장계열사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유원실업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모두를 지난달 28~29일 이틀간 매각했다.

공시에 따르면 유원실업은 보유 지분 3000주(0.1%)를 모두 장내 매도했다. 당시 롯데쇼핑의 주가가 약 22만 원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래 금액은 6억6000만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유원실업은 서 씨 모녀가 소유한 회사다.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를 통해 10년 이상 막대한 수익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나 특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유원실업이 롯데와의 거래가 끊기면서 경영난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원실업의 전 사옥과 현 사옥도 주목을 받았다. 현재 사옥은 서울 반포동에 있는 빌딩으로 지난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서 씨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인물이 1982년 이곳을 사들였다가 2002년 롯데건설에 팔았다. 10년 뒤인 2012년 유원실업이 이 건물을 다시 사들였다. 매매가는 67억 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 모녀는 유원실업 외에도 요식업 회사인 ‘유기개발’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9월 설립된 이 회사는 전국 롯데백화점 11곳에서 음식점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연평균 매출은 121억 원에 달했다.

유기개발은 지난 2011년 202억 원가량을 투자해 강남구 삼성동 땅 552m²(167평)과 건물을 매입했으며 이곳으로 사옥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기개발은 2011년 유한회사로 전환 돼 IPO에서 벗어났다.

서 씨 모녀가 사는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빌라는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구성된 고급 빌라다. 이곳은 신 총괄회장이 서울을 찾을 때 묵는 거처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서 씨 모녀가 절반씩 소유한 공동 주택으로 총 6가구로 이뤄져 있다.

공시지가를 통해 산출한 땅값이 무려 36억 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의 ‘2015년 공동주택공시가격’은 주택 6채를 42억 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빌라의 경우 공시된 가격은 실제 거래가격의 60%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결국 50~60억 원대 땅위에 60~70억 원가량의 주택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천억 재산가
탈세·배임 혐의 받아


서 씨 모녀는 유원실업, 유기개발 이외에도 ‘유니플렉스’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서울 대학로에 들어섰으며 공연장 중심의 극장, 지하 5층, 지상 6층을 포함해 부동산 평가액만 3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유기개발과 유니플렉스의 본사로 등록된 신사동 명품거리의 150억 원대가량의 땅, 롯데 쇼핑몰 예정지인 경기도 오산 땅,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받은 9만 750평(30만m²)에 달하는 땅 등 알려진 내용만 해도 엄청난 자산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서 씨 모녀가 소유한 롯데홀딩스 주식을 현금으로 환산하면 자산 규모는 8000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서 씨는 롯데그룹 경영 비리 수사 과정 중 검찰 소환에 불응해 전 재산을 압류조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검찰의 롯데그룹 비리 수사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 2006년 차명으로 갖고 있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 1.6%를 타인 명의로 서 씨 모녀에게 넘겼다.
이들 모녀가 신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은 롯데홀딩스 지분과 모녀 소유 경유물산의 지분을 합하면 6.8%로 신 총괄회장의 0.4%, 신동주 전 홀딩스 부회장의 1.6%, 신동빈 롯데 회장의 1.4%보다도 높았다.

서 씨는 당시 검찰 수사 결과 297억 원 탈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신 총괄회장에게서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불법 임대받아 770억 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배임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일본에 체류하는 서 씨에게 자진 입국해 조사받을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서 씨가 이에 불응해 여권 무효화 조치를 내려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받게 했다. 결국 서 씨는 지난 20일 입국했다. 이는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낸 지 36년 만이다.

이날 서 씨는 직업과 주소를 확인하는 재판관의 질문에 “현재 직업은 무직”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서 씨를 ‘아버지(신 총괄회장)의 여자친구’로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는 법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치매 증상을 보이며 난동을 부리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한편 서 씨와 같은 차량에서 내린 미모의 여성이 화제를 모았다. 이 여성은 고개를 숙인 채 서 씨의 뒤를 따랐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여성이 서 씨의 수행 비서인지 숨겨둔 가족인지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난무했다. 한 네티즌은 “젊은 시절 서미경의 모습과 닮았다”며 숨겨둔 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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