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정치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권 순회경선이 27일 오후 2시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다. 야권 심장부에서 치러지는 이날 경선 결과에 따라 사실상 민주당 전체 경선은 물론 본선 판도도 좌우될 전망이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에게는 운명의 날이 밝은 셈이다.

민주당 전체 당원 중 핵심 부분을 차지하는 호남 주민들의 여론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후보들은 어느 지역보다 사활을 걸고 호남 쟁투에 임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안 지사와 이 시장 보다 2배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부산 대통령', '전두환 장군 표창' 등 잇따른 구설 이후 지지율이 주춤하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상황실장인 강기정 의원은 지난 24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캠프 본부장단과 호남지역 선대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적폐청산에 대한 강렬한 희망과 열망 때문에 (반문정서가) 거의 없어진 것 아닌가"라고 발언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호남 경선 전날 열린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갤럽 여론조사에서 호남권 지지율이 급락한 것에 대해 "출렁출렁하긴 하다.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은 호남에서 30% 이상 득표를 기대하고 있다. '대연정'과 '선의 발언' 이후 호남 지역 지지율이 하락했지만 안 지사의 수차례 해명을 통해 지지율이 점차 회복되고 있고, 문 전 대표의 '전두환 장군 표창' 발언, 문 전 대표 측 인사의 '부산대통령' 발언 등으로 호남 민심 이반이 상당하다는 판단에서다.

안 지사 측은 반문정서는 물론 문 전 대표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본선 승리를 위해 호남이 안 지사에게 지지를 보내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있다. 단 민주당이 '허위'라고 규정했지만 최근 유출된 '현장투표 결과 문건'에서 안 지사가 문 전 대표는 물론 이 시장에게도 뒤진 것으로 나타난 점은 불안요소다.

이 시장 측은 호남 경선 득표율 '35%'를 바라고 있다. 안 지사를 누르고 문 전 대표와 박빙 대결을 벌인다면 향후 역전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은 호남권에서 3주 만에 2배나 오른 13%의 지지율을 보여 11%를 확보한 안 지사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이 시장 측 총괄선대본부장인 정성호 의원은 "다른 후보들은 (지지율) 등락이 있었지만 이 시장은 10% 내외의 견고한 지지층을 형성하는 데다 이 지지층의 관심도와 열성도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굉장히 강하다"고 말했다.

'대세론 굳히기'를 시도하는 문 전 대표, '역전의 기회'를 노리는 안 지사와 이 시장, 이들의 운명은 호남 민심에 달려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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