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가 예상을 깨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는 소식에 많은 팬들이 허탈해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박병호는 이번 시범 경기에서 홈런을 6개나 날리는 등 맹활약했음에도 메이저리그 25명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구단 내부 사정 때문이다” “마이너리그 계약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어차피 메이저리그에 남을 선수는 시범경기 성적과 관계없이 정해져 있다” 는 등 갖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들 일리가 있어 보인다.
  가장 실망한 사람은 아무래도 박병호 본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걸 알아야 한다. 실력만 있다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박병호의 실력을 믿는 만큼 조만간 메이저리그에 입성할 것이다. 그러려면 마이너리그에 가서도 꾸준하게 활약해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추신수는 걱정이다. 아무리 슬로우 스타터라고 해도 이건 좀 지나치다. 시즌이 개막한 뒤에는 진가를 발휘해줄 것으로 믿는다.
 오승환은 걱정 안 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체력 관리를 잘 해서 시즌 끝까지 마운드에 설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류현진은 새롭게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의외의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무리하게 던져서는 안 될 것이다. 부상 재발이 가장 큰 걱정이다.
  강정호는...할 말이 없다.
  김현수는 올 시즌 역시 플래툰 시스템으로 출발할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야 한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 선수가 되니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팀으로 이적해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 베이저리그에 도전하려는 선수는 게약 때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가급적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갖도록 해야 한다. 김현수가 그 좋은 케이스이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그것도 타자로 성공하기란 정말 힘들다. 우리보다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 출신 타자들도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그리 많지 않다. 중장거리 타자 마쓰이 헤데키와 교타자 이치로 스즈키 정도가 손꼽힐 정도다. 투수 쪽이 훨씬 나은 편이다.
  따라서 한국 출신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좀 못하더라도 너무 나무라지 말자. 앞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선수들 아닌가. 박병호 추신수 김현수 황재균 등 모두가 오랫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후 한국에 돌아와 메이저리그급 타격 기술을 우리 선수들에게 전수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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