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장휘경 기자] 특허청이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제도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나면서 ‘묻지마식 따라하기’ 특허심판청구가 대폭 줄어드는 등 제도가 안착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지나치게 일찍 심판청구를 하는 문제 등이 있어 제약사들의 보다 세심한 심판 전략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심판원에 따르면 제도 도입 초기인 2015년 심판 청구건수는 1957건에 이르렀으나 2016년 이후 연간 300여건으로 안정화되는 추세이다. 

지난 2015년 약사법 개정에 따라 의약품 특허를 최초로 무효 시키는 제약사에게 최장 9개월의 우선판매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우선판매권 선점을 목표로 많은 제약사들이 신중한 검토 없이 따라하기식으로 심판을 청구했으나 이후 1957건 중 703건(36%)이 취하돼 결국 심판청구에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초래했다. 

그러나 2016년 들어 심판청구건수가 311건으로 급감하면서 청구건수가 안정화되고 있으며 심판취하건수도 13건으로 줄어들어 제약사들이 심판청구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도가 안착돼 가면서 제약사들의 특허심판 전략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제도 초기에는 주로 무효심판과 존속기간연장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으나, 최근에는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주로 청구하고 있다. 

이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원천특허를 무효 시키기 힘들자 특허권자의 권리범위를 회피하는 쪽으로 제약사들이 심판전략을 수정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약사들이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에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지만 심판 청구시기 선택에 여전히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판매권은 오리지널 의약품 재심사기간 만료 후 허가신청한 경우에 부여되는데 지나치게 빨리 심판청구할 경우 신청기간이 맞지 않아서 심판에서 승소하고도 우선판매권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현재 계류 중인 심판 사건 747건 중 464건은 우선판매권 획득 가능시점 보다 2~3년 먼저 청구돼 이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특허청 김연호 특허심판원장은 “특허심판원에서는 제약사들이 우선판매권을 획득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관련 사건의 처리를 위해 심판관 5명을 증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제약사들도 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성급하게 심판청구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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