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간 상대 흠집 내기가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이 번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3D를 어떻게 읽느냐를 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붙었다.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문 후보는 3D를 ‘삼디’로 읽은 반면 안 후보는 ‘쓰리디’로 읽었다. 이에 안 후보가 “누구나 3D를 ‘쓰리디’로 읽는다”며 문 후보의 발음에 시비를 걸었다. 문 후보의 IT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함일 것이다. 이에 문 후보는 “우리가 무슨 홍길동인가? ‘3’을 ‘삼’으로 읽지 못하고 ‘쓰리’라고 읽어야 하나”라며 발끈했다.

정말 유치해서 말이 안 나온다. 유치원생들이 서로 잘 났다고 우길만한 유치한 문제를 갖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인사들이 서로 잘났다고 아웅다웅하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안 후보에게 물어보자. 3D를 ‘삼디’로 읽으면 왜 안 되는가? 누구나 ‘쓰리디’로 읽는다고? 그렇지 않다. 필자도 ‘삼디’로 읽는다. IT 전문가는 아니지만 필자 역시 4차 산업에 무척 관심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으로, 이 분야에서 어떤 용어들이 통용되고 있는지 정도는 잘 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3디’로 말해도 다 통한다. 그러나 외국인에게 ‘삼디’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다. ‘쓰리디’라고 해야 한다.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한국 사람에게는 ‘삼디’라 말해도 무방하다는 말이다.

안 후보는 특히 “누구나 ‘쓰리디’ 프린터로 읽는다”고 말하는 대목에서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고 한다. 자신이 보기에는 '3'을 ‘삼’으로 말한 문 후보가 한심해서였을 것이다. 오만하기 짝이 없다. 미안하지만 필자는 안 후보가 말하는 ‘쓰리디’ 프린터를 ‘삼디’ 인쇄기라고 부른다. 왜? 여기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해도 한국 사람은 다 알아듣는다. 필자가 영어를 못해서 그렇게 부르는 줄 아는가? 필자는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 정도는 영어로 말할 수 있다. 시빗거리도 되지 않는 것으로 상대를 얕잡아보는 안 후보의 태도가 걱정스럽다.

문 후보는 비논리적이다. 문젯거리도 되지 않는 것으로 자신을 공격하는 안 후보에게 서운한 마음을 표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홍길동’ 운운하면서 반박하는 건 논리적이지 않다. ‘삼디’로 읽는 것이 ‘홍길동’과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나. ‘삼디’ 논란의 본질은 발음이다.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것이 발음과 무슨 관련이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지금 세상은 급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을 하면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제2의 얄타회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사세가 이런데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저렇게 한가하게 발음 문제로 서로 싸우고 있으니...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장성훈 국장  seantlc@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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