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광받는 미래금융이지만…발전 가능성 더 지켜봐야”

.<뉴시스>
계좌 개설 10분, 시중은행比 낮은 대출이자, 높은 예금금리
세계 금융시장의 화두, 은산분리 완화 안 되면 모두 ‘헛일’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지난 3일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문을 열었다. 예비인가를 받은 지 1년 4개월 만이다. 이용자들은 “편리하고, 간편하다” “낮은 대출금리 등 시중은행과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혜택” 등 기대감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보편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직 제도적 보완과 안전에 대한 장치가 미비하다는 이유에서다.

직접 케이뱅크앱(애플리케이션)을 깔아봤다. 먼저 스마트폰에 케이뱅크앱을 설치한다. 회원가입을 한다. 이름, 주민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을 입력한다.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 등록한다. 약관에 동의한다.

로그인을 위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설정한다. 고객센터 직원과 영상 통화로 본인 인증 작업을 한다. 본인 인증 작업은 영상 통화상에서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하면 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케이뱅크에 개인 계좌가 개설되고 대출 등 은행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략 이 과정에 필요한 시간은 대략 7분에서 15분 정도. 시중은행에서 계좌 개설을 위해 필요한 시간은 상담, 대기 등을 포함해 대략 1시간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하면 평균 4배가 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점포가 없어 현금 입출금은 편의점GS25의 현금입출납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전국 GS25의 ATM에서 계좌번호 입력 후 현금 입출금이 가능하다. 편의점은 24시간 영업하고 전국 곳곳에 있으니 은행 방문보다 편리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이런 간편함과 편리함에 소비자들은 폭발적인 호응을 보였다. 케이뱅크의 신규 가입자 수는 지난 3일 자정 영업을 개시 8시간 만에 10만 명을 넘었다. 1분당 21명이 계좌 개설을 한 셈. 현재까지 집계된 예·적금 등 수신계좌 수는 전체 10만6379개다.

케이뱅크가 선전하자 시중 은행들은 긴장한 모습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을 겨냥한 상품들을 잇단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출시 일에 최대 연간 이율 2.1%에 달하는 정기 예금 이벤트를 개최했다. KEB하나은행도 2%대 예금 상품을 내놓을 계획을 발표했다.

신한은행도 같은 날 스마트폰으로 신청이 가능한 전월세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방문 없이 스마트폰으로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홍보 중이다.

저축은행들도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5일 간판 중금리 상품보다 최저금리를 1%포인트 낮춘 금리 5.9%의 상품을 선보였다.

하루밤 새 가입자 10만 명

편리함도 있었지만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크다. 먼저 불안한 서버가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케이뱅크는 영업 개시 이후 접속자가 몰리면서 몇 차례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

트래픽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은행 서버는 접속자가 폭주한다 해도 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고객들의 신뢰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서버 불안정은 향후 특정 이벤트 등으로 트래픽이 급증하거나 악의적인 공격에 노출될 경우 소비자들에게 ‘금융거래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뿐만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향후 거래량이 급증하는 경우를 고려해 IT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시범운영 등으로 이런 점들을 계속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연체·채무불이행 위험이 큰 4~6등급의 중신용자들을 주 타깃으로 한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떠오른다. 이는 은행 부실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학부 객원교수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시중은행들도 보증기금을 동원해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무리하게 대출을 해줄 경우 은행 부실 위험이 커진다”라고 지적했다.

은산분리제의 향방에도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케이뱅크 포함 출시될 인터넷전문은행은 은산분리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기업 주주들의 출자가 어렵다”라고 예측했다. 또 이 관계자는 “고객들의 예·적금만으로 대출 재원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라고 밝혔다.

은행 부실 등 넘어야 할 고비 쌓여

한편 인터넷전문은행은 점포가 없으며 비대면 방식으로 은행 업무를 본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스마트폰 등 온라인 접속이 가능한 기기로 모든 은행 업무가 가능하다.

인건비를 절감한 비용은 고객에게 금융서비스 혜택으로 제공된다. 그렇다 보니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 높은 예금금리를 자랑한다.

케이뱅크의 경우에도 정기 예금 금리는 최고 연 2%로 은행권 평균보다 약 0.5%포인트 높다. 신용 대출 상품의 금리도 최저 연 2.73%로 주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낮다.

중신용자들에게 제2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도 가능하다. 케이뱅크의 한 중금리 대출 상품은 최저 연 4.19% 금리를 적용한다. 모든 업무는 1년 365일, 24시간 이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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