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었다는 기록도 없는데…어디서?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차가운 바다 밑에 묻혀 있던 세월호가 3년 만에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장에서는 유류품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가운데 유해로 추정됐던 뼛조각이 동물뼈로 밝혀져 유족과 시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가족들은 학생들의 유해라는 ‘가짜 소식’에 애타는 마음으로 현장을 찾아갔다. 이후 동물뼈라는 사실을 알고 오열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동물뼈의 출처다 정부 당국도 이 동물뼈가 어디서 나왔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세월호에서 발견된 동물뼈의 정체는 무엇일까?

지난 6일 기준 뼛조각 20점, 유류품 101점 발견
전자기기 등은 복원 가능성 대비해 전문업체서 보관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8일 오후 4시 30분경 진도군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오전 11시 25분경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4~18cm 크기의 유골 6조각이 신발 등 유류품과 함께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유골로 추정되는 뼛조각은 세월호 선수 부분에 위치한 리프팅 빔을 받치고 있는 반목 밑에서 발견됐다. 해수부는 뼛조각이 선수 개구부와 창문을 통해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해수부는 신원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광주연구소 법의학팀 등 6명을 진도로 호출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7시경 팽목항 인근 서망항에서 반잠수식 선박으로 출발해 50분 뒤 인양 현장에 도착했다. 미수습자 가족들도 이날 오후 7시 10분경 현장을 확인했다.
 
기대 부푼 유가족
동물뼈 소식에 오열

 
당시 세월호는 최종 목적지였던 목포신항으로 출발하기 위해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고정하는 작업도 중단된 상황. 급파된 국과수 직원들은 감식 결과 유골이 아닌 동물뼈로 확정지었다.

유골 발견 소식에 한껏 기대에 부풀었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뼛조각이 동물뼈로 확인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현장까지 방문했지만 허망한 결과를 얻은 것이다.

또 동물뼈와 함께 발견된 유류품 중 하나인 신발은 현장 작업화로 밝혀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수부가 별다른 감식도 없이 추정되는 뼛조각을 유해라고 한 것”이라며 비난이 일기도 했다.

해수부의 긴급 브리핑 이후 유골 추정 소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화젯거리였다. 네티즌들은 “나왔어 드디어.. 얼마나 돌아오고 싶었어요.. 고마워요 돌아와 줘서” “기나긴 여정을 떠났다 오셨네요. 너무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이제라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서 하늘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등의 글로 환영했었다.

하지만 동물뼈로 확정되자 “명확한 사실이 드러나기까지 댓글을 달아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유골 추정 관련 보도들을 게재하기도 했으며 “돼지야-…3년동안 춥고 무서웠지…? 이렇게라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서 하늘에서라도 영원히 행복했음 하네요” 등의 비판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세월호에 동물이?
거세지는 뼛조각 논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지난 4일 오전 목포 신항만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날 뼛조각 3개가 발견됐으며 DNA 확인 등 정밀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오전에는 7cm, 1.5cm 크기의 뼛조각 2개가 반잠수선 좌현 쪽에서 발견됐으며 오후에는 우현 쪽 가판에서 12cm 뼛조각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육안 감식결과 2점에 대해 동물뼈로 추정했으며 1개는 크기가 너무 작아 뼛조각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승무원 승객, 화물 등만 실린 것으로 알려진 세월호에서 동물뼈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다양한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세월호에서 발견된 동물뼈들이 ‘식당칸에서 사용된 식재료가 아니냐’ ‘애완견이나 승객들이 먹은 음식들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에 실린 화물차 등에 동물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세월호 사건 당시 세월호 내에는 승무원, 학생, 일반인 등 443명이 승선했었다. 화물은 차량과 컨테이너 등 2143톤 정도가 적재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 동물을 싣기 위한 화물칸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을 실었다는 기록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국과수는 정밀검사를 위해 DNA 조사에 착수했으며 유전자 검사까지 진행할 경우 1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뼛조각, 유류품 외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 발견

 
지난 4일 기준 뼛조각 이외에도 세월호에서 수거된 유류품은 총 100점으로 늘어났다. 남성용 구두와 슬리퍼, 등산화, 겨울 패딩점퍼, 런닝셔츠 등이다.

해양수산부는 4일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유류품을 총 100점 수습했다”며 “신발 12점, 의류 2점 등 21점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어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기기 유류품은 유가족, 미수습자가족, 선체조사위원회와 협의해 처리방향을 결정할 때까지 복원 가능성에 대비해 전문업체를 통해 보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 6일 기준으로는 누계 뼛조각은 20점, 유류품 101점으로 늘었다.

해수부는 뼛조각이 미수습자 추정인 경우 결과 발표에 대해 “신원 확인에 3주 이상 소요하며 해당 결과는 미수습자 가족에게 통보한다”며 “신원 확인 후 미수습자가 맞으면 가족에게 인도한다”고 전했다.

반면 뼛조각이 동물뼈인 경우 해경이 국과수로부터 반환 받아 보관하고 이후 통상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처리한다.

한편 세월호 참사 3년이 지나는 동안 동물 승선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뼛조각이 동물뼈로 밝혀지는 만큼 시민들은 그 출처를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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