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역사관은 국가의 명운과 정체성을 결정한다. 지도자의 안보관은 공동체의 존속은 물론 후손의 미래를 좌우한다. 잘못된 역사관은 국민을 갈래갈래 찢고, 잘못된 안보관은 우리 사회를 내부로부터 무너뜨리는 근본 요인이 된다. 그래서 긍정의 역사관과 투철한 안보관이 필요하다. 긍정의 역사관은 경제적 낙관론으로, 부정의 역사관은 경제적 비관론으로 귀결된다. 그래서인지 선거 때만 되면 낙관론 보다는 비관론이 판을 치고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 한다. 그 이유는 나라가 망하든 말든 표를 얻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이 미래를 결정한다. 야당 후보들은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이 시대정신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 정권은 이미 무너졌고 교체할 정권이 없다. 이제는 국가대개혁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12일 한국일보가 ‘대한민국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연 ‘2017 한국포럼’에서 각 당 후보는 기득권 해체를 주장하며 차기 정부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재인 후보는 ‘반칙과 특권의 기득권 질서 해체, 불평등·불공정·부정부패의 3불과 결별’을 강조했다. 또한 “정치적으로는 국민이 주권자답게 주인 노릇을 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사회적으로는 공정이 보장돼야 하고, 경제적으로는 대기업과 부자만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더불어 성장하는 국민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후보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수출·내수·일자리·인구·외교의 ‘5대 절벽’의 끝에 서 있는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 정부의 역할에 주안점을 두고 “융합 혁명의 시대는 ‘끌고 가는 정부’가 아닌 ‘밀어주는 정부’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돈과 ‘빽’이 실력을 이기는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게 차기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국회를 상·하원제로 바꿔 상원 50명, 하원 100명으로 줄이고 불체포·면책 특권도 없애야 한다”는 정치개혁 구상을 밝혔다. 또한 “4년 중임의 분권형 개헌과 지방조직을 3단계 구조에서 2단계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중견기업에 혜택이 더 많이 주어지는 ‘기업 기 살리기 정책’, 강성 귀족 노조 혁파를 주장하며 좌파 후보들과 차별성을 드러냈다.

영국이 300년간 전쟁에서 단 한 번도 진 일이 없는 이유는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때문이다. 귀족학교인 이튼스쿨 졸업생(1,2차 세계대전 시에 5000명 이상 사망) 같은 상류층들이 전쟁이 나면 가장 먼저 나가 싸우다가 죽었기 때문이다.
현대판 선비정신은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서구 선진 민주주의국가들이 200년 만에 이룩한 산업화, 민주화를 압축 성장으로 이뤄냈지만 저성장과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다. 그 이유는 선진국에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때문이다.
우리의 일부 젊은이들이 ‘헬 조선’이라며 자학하는 것은 청년실업 등 꿈과 희망이 없는 사회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존경할 만한 지도층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포퓰리즘-저성장-복지 확대’가 결합하는 ‘치명적 3결합의 시대’에 놓여 있다. 이런 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 재창조 수준의 국가대개혁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않는 용기 있는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전쟁에서 나라를 지키고 경제를 부흥시킨 우파의 자부심을 살리고 국가정체성을 부인하는 좌파와 싸울 수 있는 인물이 요구된다.

홍준표 후보는 우파의 정체성에 가장 맞는 후보다. 정치인, 고위 법조인과 공직자, 가진 자, 성공한 기업인 등 지도층의 집단 탐욕을 없애는 ‘자정(自淨)혁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서민 출신 후보이다.
“나라가 국민에게 무언가를 더 해주겠다”는 공약은 망국(亡國)의 길이다. “공공부문을 축소하여 서민복지에 쓰겠다”는 공약은 흥국(興國)의 길이다. 5.9 대선은 ‘포퓰리즘으로 표를 얻지 않겠다’는 용기 있는 우파 후보에게 나라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

대선전이 본격화 되고 있고 선거양상도 변할 것이다. 문재인은 탄핵 사태로, 안철수는 문재인에 대한 거부감으로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그러나 반사이익 만으로 국가대개혁을 이룰 수는 없는 법이다. 좌파 언론은 “보수언론이 안철수와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처럼 얼치기 좌파 후보를 보수 후보로 둔갑시키는 보수 언론을 비롯한 좌 편향된 언론의 편파보도가 도를 넘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언론의 편파보도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4.12 재보선 결과는 정당 지지도나 여론조사와는 차이가 컸다. 국회의원 선거는 자유한국당 김재원 후보가 당선됐다. 기초단체장 3곳은 한국당, 민주당, 무소속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광역의원 7곳은 한국당 3명, 국민의당 2명, 민주당 1명, 무소속 1명이 각각 당선됐다. 예상을 깨고 한국당이 선전한 것이다. 이제 우파는 자신감을 회복하여 대선 이후의 보수 재건까지 내다보고 책임과 헌신의 보수이념으로 무장한 우파 후보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

우종철 자하문연구소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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