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30대 후반 수요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던 땅콩주택은 경제성과 잠자고 있던 공간 활용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대표적인 주택이다.

전원주택의 삶을 꿈꾸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현실화할 수 없던 꿈을 한 필지에 두 가구가 함께 거주함으로써 이루어 내고 있는 것이 바로 땅콩주택인 것이다.

땅콩주택은 두 채의 집을 한 토지에 만든 형태로 그 모습이 마치 땅콩처럼 하나의 껍데기에 두 개의 콩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땅콩주택은 수직적인 공간 활용을 중시하는 형태이다.

종전 단독주택이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수평적인 공간에서 생활했다면, 땅콩주택은 수직적 공간 활용을 중시하는 형태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선 이미 듀플렉스 홈(Duplex Home) 으로 불리며 보편화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부터 입소문을 타고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뒤이어 완두콩 주택(한 필지에 3~4가구가 들어선 형태)도 등장했다.

처음 땅콩주택의 등장은 뜻이 맞는 두 가구가 한 필지에 집을 지어 거주하는 등 경제적 부담을 낮추면서 전원주택 생활을 영위한다는 이상적 취지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땅콩주택이 공급되고 나서 몇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기 시작했다.

하나의 건물로 만들어진 탓에 건물 내·외부 수리 시 보수비용이 분담되고 수직적인 공간 활용을 고려해 설계하다 보니 방이나 거실 등의 면적이 같거나 비슷하여 공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땅콩주택을 수직이 아닌 비스듬하게 분할한 형태로 설계한 사례도 있다.

적어도 1층은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확보하여 기능별로 구분되는 공간이 되도록 했다.

하지만 개선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무엇보다 땅콩주택은 공동소유이므로 재산권 행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나의 필지 위에 서로 다른 2가구가 살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건물로 만들어진 탓에 두 가구가 각각 비용을 부담한 만큼 토지와 건물에 대한 지분 역시 부담한 비용 만큼씩 소유하게 된다.

따라서 두 가구 중 어느 한 가구가 본인이 가진 지분을 처분하거나 내·외부 수리, 혹은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등 소유권과 관계된 상황과 관련하여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하다.

처분에 대해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과 땅콩주택 거주자들 대부분이 전원생활을 위한 실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므로 한정된 수요층에 환금성이 떨어질 수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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