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참패···'위기의 바른정당 돌파구가 안 보인다'

<사진 = 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13일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상암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TV 토론회에 참석해 불꽃 공방을 펼쳤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대선판이 결국 야권 대 야권(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으로 마무리될 것이라 점치고 있다. 특히 바른정당은 이 구도를 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무성 공동선대위원장이 잠잠한 것도 의문이다. 당과 유 후보를 띄우기 위해 동분서주해도 부족한 상황이지만 얼굴 보기조차 쉽지 않다. 바른정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유승민 지지율 하락 이어 4.12 재보선 참패…劉 ‘중도 하차설’까지
갈등설 사실 아니라는데···불편한 동거(?) 이어가는 유승민-김무성


바른정당은 약진을 고대하던 유승민 후보의 낮은 지지율과 지난 4.12 재보선 참패로 침울한 분위기다.

제한적인 지역에서 치러진 4.12 재보선은 ‘미니 선거’였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실시되는 선거다 보니 실제 민심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 였다.

특히 4.12 재보선 중 경북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구는 한 개 지역에 불과했으나 경상북도의 중심부를 연결하는 상주시,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등 넒은 지역의 국회의원 선거임을 감안하면 경상북도 민심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포함해 중도·보수 격인 바른정당의 후보들까지 출마한 지역으로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이 같은 관심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TK(대구·경북)지역의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의 대한 민심을 검증하는 요인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든 예상과 그동안의 여론조사를 뒤엎는 결과가 나왔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후보가 47.5% 지지를 받으며 압승했기 때문이다. 2위는 28.7%를 기록한 성윤환 무소속 후보가 차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17.5%를 기록했다. 바른정당은 겨우 5%대에 불과했다.

2위를 차지한 성윤환 무소속 후보가 과거 새누리당 소속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북지역 76%가량이 자유한국당 후보를 선택했다는 지표다.

대구도 마찬가지였다. 대구지역 광역의원 선거에서 주호영 바른정당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구에서조차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자유한국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이 밖에 구미시, 칠곡군, 군위군 등에서 실시됐던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돼 바른정당은 참패했다.

일각에서는 바른정당이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 고향인 TK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등 휘청이다 유승민 후보가 중도 하차하는 것이 아니냐는 ‘하차설’이 관측됐다.

이와 함께 YS(김영삼)가 키운 김 위원장과 이를 추종하는 김무성계 의원들이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있는 국민의당행을 선택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의 국민의당행 설은 김무성계 의원으로 칭해지는 김성태 바른정당 조직본부장이 지난 10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안보관만 해결되면 연대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 후보 측은 ‘하차설’을 일축하며 대선 완주 입장을 고수해 이러한 논란들을 일부 잠식시켰다.
 
유승민-김무성 결합
화학적 결합은 아직?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29일 당시 김무성 고문에게 선대위원장직을 맡기며 당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했다.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와 정병국 전 대표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3인 공동선대위 체제’를 꾸렸다.

하지만 정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유 후보와 김 위원장의 물리적 결합일 뿐 화학적 결합은 ‘아직’이라는 견해가 크다.

그동안 유 후보와 김 위원장의 ‘갈등설’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바른정당 내에서 두 사람이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이가 멀어졌다. 당시 유 후보는 김 위원장이 아닌 서청원 의원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당대표가 된 김 위원장은 유 후보에게 심사숙고해 사무총장직을 제안했으나 유 후보는 이를 거절하면서 악화된 관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화해하는 모습을 연출했으나 2015년 일명 ‘국회법 파동’으로 또 한번의 결별을 맞이했다.

하지만 유 후보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난달 15일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언론 보도에 김 의원(위원장)과 제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보도가 나왔는데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김 위원장과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김 위원장 역시 “원치 않는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 보도됐는데 저는 백의종군 외에 어떤 생각도 없다”며 갈등설을 부인했다.
 
손학규-김무성
YS맨으로 뭉치나

 
바른정당이 좀처럼 흥행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자 YS의 정치문하생 격인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같은 YS 계파인 김무성 바른정당 공동선대위원장을 포함한 바른정당 내 김무성계 의원들을 포섭해 국민의당으로 영입하려 한다는 소문도 돈다. 그러면서 안철수 후보의 대선 승리 시 차기 정부에서 두 사람(손학규-김무성) 중 한 명에게 총리직을 맡길 수도 있다는 관망도 제기된다.

이는 바른정당 내 일명 ‘MB(이명박)계’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에 대한 얘기도 포함돼 있었다. 결국은 뿌리로 거슬러가 YS에게 정치 성향을 물려받은 핵심인사들이 대거 병합해 차기 정부에서 주요 자리들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손 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밀약설로 설명되고 있다.

이러한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최근 대선 판에 김 위원장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의 선대위 사령탑을 맡았으나 다른 정당 선대위원장이나 당 대표들이 상대 당 후보를 향해 날 선 비판을 가하는 것에 비하면 소극적 대응을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여론이 대선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야권 싸움에 집중돼 있다 보니 홍준표-유승민 후보에 대한 관심이 뒷전에 밀려있어 김 위원장이 앞장서 선거를 주도할 판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아직까지 여러 논란들은 항간에 떠도는 설에 불과하나 사실로 구체화 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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