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피해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6일 사드 미사일 2기가 오산 공군기지 도착 이후 일부 자치단체가 사드피해 접수센터를 개설해 접수한 결과 피해 신고가 늘고 있다.

경북도 내 수출 중소기업 16곳도 피해를 신고했다. 문제는 중소기업뿐 아니라 소규모 점포, 여행업계까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엔 서로 물고 물리는 업계 간 생존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국인 안오면서 호텔업·크루즈사업·기념품사업 등 타격 불가피
소상공인연합회 “중국 사드 보복, 유커 편중 관광 토양 개선해야”

“중국 관광객이 입국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보면서 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행객이 줄면서 이들을 유치했던 여행사가 폐업하고 그 피해는 우리 식당까지 왔다. 우리 식당도 문을 닫을 처지다” - 외국인 상대 음식점 주인 A씨

“‘내국인은 지금 제주도를 찾아라’는 말이 있다. 제주도에서 중국인을 찾기 어렵다. 터미널 적자는 물론 크루즈 운항에도 일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지역 경제가 살아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 제주공기업 직원 B씨

국방부와 미국은 지난달 6일 저녁 사드 포대 일부를 오산 미군 공군기지로 들여오면서 사드 조기 배치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사드가 배치되는 성주군에서는 지역민들의 격한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를 피해 헬기로 장비를 수송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찬반 양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국방부와 미국은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면서 중국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에도 ‘사드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이 국내 여행을 자제하면서 시작된 면세점 위기가 이제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행업은 물론 숙박업, 소규모 음식점 까지 그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일부 숙박업계는 과잉 공급에 사드 여파까지 겹치며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물류비 상승…2차 피해까지

이는 내국인 위주로 영업하던 기존 숙박업소들이 손님을 뺏기지 않기 위해 저가 판매에 나서면서 업계 전체가 흔들린다. 유커 수요를 믿고 우후죽순 들어선 신규 호텔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조식 포함 2만~3만 원대에 객실을 판매하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등 고정 지출은 상승한 반면 객실 단가는 낮아지면서 자본력이 없는 호텔들은 아예 문을 닫고 있다”며 “일부 대형 호텔은 여행사를 통해 수학여행단까지 유치하고 있다. 내·외국인 및 학단을 불문하고 객실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기념품업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더욱이 중국 발 크루즈 전면 중단으로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적자가 수십 억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행정당국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 16일부터 중국 발 크루즈선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터미널이용료·주차료 감소에 따른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적자분이 26억17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은 중국의 무분별한 수입규제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다.
경북도가 지난달 9일부터 사드 피해 접수센터를 개설해 접수한 결과, 지난 13일까지 한 달여 동안 도내 중소기업 16곳이 피해를 신고했다.

피해 사례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통관 지연이 9곳으로 가장 많았다. 통관 지연 대부분은 과다한 서류제출 요구, 인증절차 강화 등 때문이었다. 심지어 글씨체 등 무역과 무관한 부분까지 트집 잡아 통관을 미루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통관지연으로 인해 업체들은 물류비 상승이라는 2차 피해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의 한 업체는 중국 현지 물류회사가 한국제품 수송을 거부해 다른 중국업체에 추가 비용을 주면서 겨우 배송했다.

또 다른 구미업체는 기존 중국 직수출 방식에서 말레이시아를 경유하는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운송비 부담이 늘면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거래가 중단된 사례도 있다.

시장개선책 계기 마련해야

이에 따라 상공인연합회는 지난 8일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해 “관광 인프라와 소상공인들의 의식을 개선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광삼품의 개발 등의 종합적인 시장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수출, 관광구조의 변신 계기로 삼아야 하고 소상공인이 그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중국정부가 자국 여행사들에 대한 한국관광 상품 판매금지를 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중국인 유커 500만 명이 한국 관광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관광객 싼커(散客)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요우커의 구매력이 크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연합회 측은 “중국 요우커 이전에는 일본의 깃발부대가 있었듯이 세계화 시대에 변수는 항상 존재하고 이에 따라 시장은 변화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세밀한 관광 수요 분석을 바탕으로 관광 인프라와 소상공인들의 의식을 개선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광상품의 개발 등의 종합적인 시장 개선책을 마련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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