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대부업체로 시작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는 아프로서비스그룹(아프로)에 최근 급제동이 걸렸다. 아프로그룹은 3년 전 OK저축은행을 인수하며 제도권 금융에 진입한 이후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 모두 참여하는 공격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아프로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등을 운영하는 아프로는 오는 2024년까지 대부업을 모두 접을 계획이다. 계열사인 미즈사랑과 원캐싱은 2019년까지 정리하고, 러시앤캐시는 2024년까지 사업을 철수한다.

아프로그룹은 지난 2014년 7월 예주·예나래 저축은행(현 OK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대부업 계열사의 대부잔액을 2019년 6월까지 40% 줄이기로 했다. 아울러 매년 10% 수준의 잔액을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런 약속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려는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대부업체의 제도권 진입을 우려하자 최 회장이 대부업 자산을 내놓은 결단이었다.

아프로는 지난 17일 매물로 나온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만약 증권사 인수에 성공한다면 아프로는 대부업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고,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영업력 제고에 도움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또 OK저축은행은 이베스트투자증권과 스톡론이나 신탁정기예금 연계판매로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인수에 성공했을 때 얘기다. 현재 아프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증권가 안팎의 평가다. 일본계 자본이라는 꼬리표에다 대부업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더 큰 걸림돌은 지난해 불거진 OK저축은행 인수조건을 위반 논란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헬로우크레디트대부가 아프로그룹의 숨겨진 계열사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프로그룹이) 당시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점진적으로 대부잔액을 감축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하지만 숨겨둔 대부업 계열사가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고 밝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최근 헬로우크레디트대부에 이어 또 다른 숨겨둔 대부업 계열사 옐로우캐피탈대부가 추가로 드러났다.

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옐로우캐피탈은 최 회장의 동생 최호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소매금융 전문 대부업체다. 설립 시기는 2014년 6월이다. 저축은행 인수 승인은 같은 해 7월 2일로, 저축은행을 품에 안기 직전에 만들어진 셈이다. 헬로우크레디트대부는 2013년 8월 설립됐다. 역시 소매금융 전문 대부업체이며, 최호 씨가 49.02% 등 오너일가가 지분 77%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아프로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저축은행 대주주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인가권자인 금융위원회도 아프로의 이번 인수에 대해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한층 강화된 저축은행 인수 관련 규정까지 내놨다.

금융위는 지난 19일 ‘상호저축은행 대주주변경 및 합병 등의 인가 기준’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부업 완전 폐쇄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 5년간 금융위가 부과한 인가 및 승인 조건을 불이행했거나, 아직 조건의 이행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를 채무불이행 등의 행위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대주주가 채무불이행 등의 행위를 한 경우 저축은행 신규 인수가 금지된다.

최 회장은 대부업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아프로그룹은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저축은행, 현대자산운용 인수전에 모두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아프로그룹은 이번 이베스트 인수전에서 최고가인 5000억 원을 웃도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약속 이행조건을 지키지 못한 것을 계기로 종합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실현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이다. 이번 금융위 규정 강화로 아프로의 현대저축은행 인수는 불가능하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강화된 규정을 내놓은 건 사실상 아프로그룹을 타깃으로 삼은 셈”이라며 “(규정 강화의) 계기가 아프로의 인수 조건 불이행인 만큼 승인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이다. 대주주 변경 승인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아프로그룹 관계자는 그러나 “금융위원회의 규정 강화는 저축은행에 관련된 내용”이라며 “이번 인수는 증권사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현재 계약 전인 상황인데 그 전에 추측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신현호 기자  shh@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