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적자·오너 일가 리스크에 신경 써야…

세월호 노이즈 마케팅 논란이 있었던 티몬에 게재된 광고 이미지. <뉴시스>
소비자 측,  앱 지우거나 회원 탈퇴 “봐 줄 만큼 봐 줬다”
사 측, “사업 확장비 늘어난 것, 조만간 적자 탈출” 호언장담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e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 티켓몬스터(티몬)가 지난해 성적표를 공개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 손실이 급격히 증가했다. 티몬 측이 밝힌 원인은 사업 확장, 즉 투자를 위한 지출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티몬이 사업 확장보다 ‘내실에 신경 써야 한다’는 반응이다.

관리 부실로 인한 잇단 마케팅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세월호 침몰을 연상케 하는 제품 광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엎친 데 덮친 격, 지난해부터 신현성 대표의 조부가 유신정권 인혁당 사건 주도자라는 이유로 불매운동도 지속되고 있다.

‘세월호 3주기’였던 지난 11일 한 온라인 육아카페에 티몬의 한 제품 광고에 대한 비판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에 따르면 티몬이 판매하는 ‘타이타닉 얼음틀’ 판매 광고가 세월호 침몰을 연상케 해 불쾌감을 들게 한다는 것. 작성자는 제품 광고 이미지와 글귀 등을 함께 게재했다.

광고 이미지에는 큰 유리잔 속에 물이 반쯤 있고 배 모형을 한 얼음의 앞 부분이 물 속에 잠겨 있다. 이미지에는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타이타닉 빙산을 만나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글을 접한 이들도 ‘때가 어느 땐데 신중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아이디 ‘Than****’의 한 카페 회원은 “얼음컵 안에 배가 가라앉은 모습, 세월호 안 그래도 다시 말이 많아지고 있는데 티몬이 또다시 사고를 친다”며 “어쩜 이럴 수 있는 건지, 정말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또 다른 육아카페회원 아이디 ‘진진****’은 “이게 뭔가 한참을 들여다봤다”며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이 시기에… 아무리 생각이 없다지만 이런 광고를 하다니 열 받는다”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티몬 측은 해당 제품은 판매자가 직접 상품 광고를 올리는 것이지만 사후 검수 과정이 소홀했다고 인정했다. 현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제품 광고를 즉시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우리는 판매만 할 뿐”

하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세월호 침몰을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고의로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해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이라며 비난을 쉽게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티몬이 최근 들어 고객이 계속해서 줄자 관심을 끌려고 했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누리꾼들의 이런 의견은 앞서 몇 차례 발생했던 티몬의 ‘마케팅 실수’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온라인상에서 한 바탕 ‘티몬 유령 재규어’ 소동이 있었다. 티몬에서 영국 고급 세단 재규어를 팔았지만 재규어를 공급하는 측은 없었다.

티몬은 지난해 8월 ‘재규어’의 XE 포트폴리오(정상가 5510만 원)와 XE 알스포츠(R-Sport) 모델(정상가 5400만 원) 20대를 700만 원 할인한 4810만 원, 4700만 원에 선보였다. 최저가가 아니면 100% 보상하겠다는 말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날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가 ‘우리의 공식 딜러는 티몬을 통한 재규어 XE 온라인 판매에 대해 어떤 공식 접촉 및 협의를 진행한 적이 없다’는 공문을 발표했다.

이후 유령 재규어 사태의 원인은 온·오프라인상에서 자동차 판매업체들 간의 영역 다툼과 이해관계 충돌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티몬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졌다. 유령 재규어 사태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티몬이 물량 공급 프로세스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무리하게 거래를 진행한 사실도 지적됐기 때문이다.

배송·환불 처리 미흡 

이 밖에 티몬의 배송, 환불 등의 처리 미흡 문제는 계속 소비자들의 불만을 낳아왔다. 지난해 11월 티몬은 모바일 문화상품권 10만 원권 4만3100여 장을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하지만 이미 사용한 상품권이 배달되고, 일주일이 넘게 배송이 지연되는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환불을 요청했지만 티몬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사례도 드러났다.

티몬의 불량 서비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앞서 이런 서비스 미흡으로 인한 피해는 e커머스 기업 중 티몬이 가장 많은 것으로 꼽히기도 했다.

유의동 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당시 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 전체 소셜업계 피해 사례 중 티몬으로 인한 신고 접수된 건은 63%(78건)에 달했다. 2015년과 지난해에도 고객정보 관리 미흡 등 문제가 불거지며 불매운동 카페가 개설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최근 신현성 티몬 대표의 조부가 유신정권 실세라는 논란이 일었다. 신 대표의 조부 신직수 씨는 중앙정보부장 등 고 박정희 대통령 정권 시절 요직을 맡았다.

특히 신직수 씨가 중앙정보부장을 재직하던 시절 발생한 민청학련 사건,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 장준하 의문사, 최종길 교수 의문사 등이 여론의 공분을 사며 비난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티켓몬스터 역시 유신정권의 유산으로 세워진 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럼에도 지난 16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2860억 원으로 전년대비 46%(1959억 원)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12%가량 증가된 1585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도 티몬은 141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년이 넘게 월 1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셈이다. 티몬은 영업손실액 중 600억 원가량은 마트와 투어 등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신규 사업에 대폭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불매운동이 고조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관리에 미흡한 모습은 기업에 더 큰 위기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출혈 사업 확장보다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사실들과 관련해 티몬 측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다. 티몬 측에서는 ‘기다려 달라’ ‘관계자를 연결해 주겠다’는 말을 전할 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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