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국방중기계획’,대선주자들의 ‘안보’ 언급 등도 영향

‘트럼프 당선 수혜주’들 다시 고개 들며 상승 이어가

‘한국항공우주’ ‘빅텍탄약’ 등 지정학적 긴장감…호재로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세계가 한반도 전쟁위기에 주목하자 국내방위산업주가 급락을 반복하며 요동치고 있다. 앞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자 당선수혜주로 국내방위산업 기업들이 주목받았다. 국내 대형방산 업체는 물론 코스닥의 일부 방산주 역시 가격 제한폭까지 뛴 것. 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의 ‘세계 경찰’ 역할 축소를 공언해 군비경쟁에 속도가 붙은 게 그 요인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 방위산업주의 변화는 이전과 다르다. 오는 25일 북한군 창건일을 기념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고, 미국의 항공모함 한반도 인근 해역 배치, 북한의 신형 ICBM 공개, 탄도미사일 발사 등 미국과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북한과 미국이 대외적으로 ‘전쟁’ ‘전면전’ 등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요서울은 한반도 위기설에 따른 방산 산업주의 변화에 주목했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4월 전쟁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강도 높은 발언과 제재, 대응 등이 불붙은 전쟁설에 부채질을 하는 모양새다. 지난 8일 해리해리스 미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함을 북쪽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도록 명령했다며, 북한의 불안정한 미사일 실험과 핵무기 개발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또 지난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북한에 칼빈슨함 배치를 강조했다. 이어 북한 역시 지난 15일 태양절 열병식에서 신형 ICBM을 공개했고 지난 16일에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탄도미사일 발사가 공중 폭발했지만 미국이 선제 타격할 시 전면전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 후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할 경우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한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경우 이를 격추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북한은 미국의 군사공격은 전면전을 부를 것이라면서 미국과 핵전쟁 준비가 돼있다고 위협했다. 이로 인해 ‘한반도 위기 현실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

그러나 미국 항공모함 전단 칼빈슨호가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뒤늦게 한반도 주변 해역에 배치 될 것으로 판단되며 북한의 전투 준비 태세와 미국의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중 하나인 국내 미군 철수, 주일미군과 괌 주둔 미군에 동원 대기령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전쟁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국내방위산업 대장주는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설전 사이에 오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국내 방위산업 주의 변화는 뚜렷하다. 특히 ‘트럼프 당선 수혜주’들이 다시 고개를 들며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앞서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트럼프’ 당선으로 수혜를 얻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이목을 끈 바 있다. 국내 대형 방산 업체인 ‘한화테크윈’과 ‘LIG넥스원’ 등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이들의 주가는 5% 안팎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업계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강조했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세계 경찰’ 역할 축소로 미국 국방비 감소의 영향으로 이어져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방위력 증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이에 국내 방산 수요 증가 및 미국 우방국으로의 수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분석됐다.

한화는 트럼프의 당선 수혜기업으로 분류된 데 이어 이번 한반도 위기설에도 수혜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한화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 삼성탈레스(현 한화시스템), 두산DST(현 한화디펜스) 등을 인수하며 ‘국내 방산 1위 기업’으로 성장해 있다. 유럽, 아시아 등 다른 나라들과의 수출 협상을 활발히 진행하며 방산 세계시장에서 이미 큰 호평을 받고 있음을 증명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화테크원은 지난해 트럼프 당선일 당시 종가 기준 5만 원대를 훌쩍 넘으며 트럼프 수혜주 다운 면모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이후 거품이 빠지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시 종가 기준 4만 원대에서 급락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번 미국과 북한의 설전이 이어지자 지난 19일 종가기준 5만 원대에 재진입을 눈앞에 두며 국내방위산업 대장주다운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 특히 외신이 한반도 전쟁 위기설을 보도한 다음 날인 지난 10일 한화테크원은 종가기준 4만88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일 4만7550원 대비 1250원(2.6%) 오른 값이다.

또 미 국방부가 지난 18일 “칼빈슨호가 현재 호주 북서쪽 해상에 있다”며 “24시간 안에 (한반도)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항해할 계획”이라고 밝힌 이후인 18일부터 전날 대비 700원(1.4%) 상승한데 이어 지난 19일 전날 대비 1500원(3.1%) 오르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반도 위기 현실화’ 우려도

LIG넥스원는 주력인 유도무기(정찰위성영상정보체계, 복합유도폭탄, GPS유도폭탄 등) 발주가 꾸준히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LIG넥스원 역시 트럼프 당선 수혜 기업으로 꼽히며 한화테크윈과 함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이에 한화테크윈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북한의 설전에 따라 주식의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안보리 4월 순회의장국인 미국의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는 지난 3일 유엔본부에서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안보리 활동 일정을 소개하는 언론브리핑을 갖고 ‘북한 (대량파괴무기) 비확산’문제를 주제로 한 안보리 브리핑을 위해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이 직접 주도하는 장관급 회의 소집 계획을 발표했다. 김인룡 유엔주재 北차석 대사는 참가를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에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고조 됐고 LIG넥스원은 지난 4일 종가기준 8만800원 대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날 대비 1700원(2.1%) 상승한 값이며 이후에도 계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또 국방부의 지난 14일 ‘국방중기계획’ 발표에 상승한데 이어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7일 평양에서 BBC와 인터뷰를 통해 “북한은 매주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며, 미국의 군사공격은 전면전을 부를 것”이라고 말한 18일 1800원(2.1%) 상승, 다음날인 19일 3100원(3.6%) 상승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국내 유일의 종합 항공체계 제조업체인 한국항공우주, 국방용 전자장비 전문 업체 빅텍탄약, 방산사업·비철금속 제조업체 풍산 등도 성장세를 보이며 지정학적 긴장감이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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