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서도 비판, 망신살 톡톡 "에릭남과 비교돼”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개그우먼 홍현희가 '인종'을 개그 소재로 삼은 논란에 관해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마저도 성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된 가운데 심지어 해외 언론까지 이를 전하며 ‘인종’을 희화화했다는 점에 묵직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나서 이 사태가 어떤 돌파구를 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9일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에서 흑인 분장을 하고 나와 특정인종 비하 논란에 휩싸인 희극인 홍현희가 개인 SNS를 통해 직접 사과를 하며 사태 진정에 나섰다.
 
<홍현희 개인 SNS 캡처>
  홍현희는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웃찾사 개그우먼 홍현희입니다.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개그로 인해 상처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욱 신중히 생각하고 좀 더 건강한 웃음드릴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짧은 사과글을 올렸다.

하지만 여론은 이 사과문에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홍씨를 지적하고 나섰다. 여론이 떠밀려 어쩔수 없이 쓴 일명 '만능 사과문'(어디다 붙여도 사과로 이해될 만한 사과글을 뜻함)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한국의 한 코미디 쇼에서 흑인 분장을 한 우스꽝스러운 캐릭터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에선 개그 코너의 영상과 캡처 사진을 보여주며 “명백한 인종 차별이고 역겹다”고 덧붙이며 이번 상황이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님을 시사하기도 했다.
 
문제가 된 흑인 분장

당시 홍현희는 온 몸을 검게 칠하고 나와 우스꽝스럽게 분장한 얼굴에 배춧잎 치마와 꽃목걸이를 걸친 후 아마존의 족장을 따라하는 듯한 춤을 췄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코너를 담당한 제작진과 편집 없이 방송을 내보낸 방송사가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 제작진은 웹사이트에서 해당 영상 클립을 삭제하고 “제작진이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지 못해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와 반대로 홍현희와 비슷한 상황에서 성숙한 대처로 귀감이 된 에릭남이 다시금 화제됐다. 에릭남은 2016년 tvN ‘ SNL 코리아’ 출연 당시 ‘카레’를 소재로 한 코너에서 인도 독립운동가 간디를 희화화한 민머리에 흰 복장을 요구 받았지만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어서 안 된다”며 완곡히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제작진이 “그렇다면 인도 음식점을 운영중인 홍석천 분장은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에릭남은 이 또한 거절했다. 성소수자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

결국 에릭남은 만화 캐릭터 ‘크리링’으로 방송에 출연해 시청률과 인기 모두를 얻어갔다.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라도 인종차별, 성소수자과 같은 차별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그만의 소신이 반영된 것으로 이 미담은 추후 제작진에 의해 알려졌다.
 
한편 논란 이후 지난 26일 방송된 웃찾사는 2%대의 초라한 시청률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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