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세론’, 洪 ‘상승세’ 꺾을 수 있나?

<사진=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3월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나설 각 당 대선주자들이 확정되자마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을 의심케 할 정도로 급부상했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를 지목해 ‘文 독자구도’ 형태로 가고 있다고 전망하거나 5대 주요정당에서의 ‘다자구도’를 예측했지만 ‘양자구도’에 이어 ‘양강구도’를 이룰 만큼 안 후보의 지지율은 거대했다. 하지만 대선 TV토론을 거친 이후 안 후보에 대한 여론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안 후보를 향한 여러 정당의 네거티브 공세와 전략실패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 4월 27~28일 여론조사서 연이은 지지율 하락···‘양자 구도’까지 밀려
‘김종인 카드’ 꺼낸 安, ‘개혁공동정부’ 제안까지···지지율 회복의 ‘히든 카드’로


지난 27일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전국 성인 1520명을 대상으로 4월 24~2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문재인 후보가 44.4% 기록, 22.8%를 기록한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에게 21.6%포인트 뒤처졌다.

이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전 주보다 2.3%포인트, 안 후보는 5.6%포인트가 각각 내려갔다.

문 후보는 지난 4주간의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안 후보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격차가 18.3%포인트에서 21.6%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위 조사는 1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권역별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다음날인 28일에도 안 후보의 지지율은 변화가 없었다.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 예측된 여론조사 결과가 지속된 것이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알앤서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4월 넷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안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 31.3%보다 5.2%포인트가 하락해 26.1%로 조사됐다.

앞서 안 후보는 4월 둘째 주인 4월 9~11일 조사에서 37.0%의 지지율로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2주 연속 하락한 데다 지지율 수준도 20%대로 떨어졌다.

이날 조사에서 문 후보는 전주 46.0%보다 1.7%포인트 소폭 하락한 44.3%의 지지율로 선두를 유지했다.

또 안 후보의 하락세와는 달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지지율은 전주 10.2%보다 4.6%포인트 상승해 14.8%로 조사됐다. 홍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 수치다.

이 밖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전주 3.9%보다 0.7%포인트 오른 4.6%,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전주 3.5%보다 0.8%포인트 오른 4.3%를 각각 기록했다.

위 조사들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安, TV토론 이후
연이은 하락세 보여

 
안철수 후보의 연이은 하락세 원인은 여러 가지로 추정되지만 TV토론의 영향이 컸다. 특히 지난 19일과 23일 진행됐던 2·3차 TV토론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30%를 웃돌던 안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19일 2차 TV 토론회 직후 30% 선이 무너진 조사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지난 23일 3차 TV 토론회 이후 조사에서는 25% 지지율도 위협받았다.

결국 안 후보는 지난 25일 오후 JTBC 대선 주자 초청 토론회에서 “TV 토론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 과거 얘기만 하다가 끝났다고들 한다”며 “정말 중요한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할 순간에 과거 얘기만 했다. 저부터 큰 책임감을 느낀다. 오늘 토론회부터 미래를 얘기하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발언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상 사과에 가까운 말이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는 안 후보가 지난 3차 TV 토론회에서 “제가 갑철수냐” 등의 질문을 거듭한 게 역효과를 냈다는 ‘비판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정계에서는 안 후보가 보수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우클릭’ 행보를 보인 것도 기존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든 계기라고 말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안 후보가 보수층에서도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홍준표 후보가 ‘보수 대표’ 격으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보수층 흡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주인은 국민”
‘통합정부’의사 밝혀

 
안철수 후보는 28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통합정부’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발표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대통합과 협치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

안 후보는 “제가 당선되면 대통합정부를 만들겠다. 새 정부는 대통령 안철수의 정부가 아니다. 새 정부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새 정부는 개혁 공동 정부가 될 것이다. 말만하고 싸움만 하는 정치를 끝내겠다. 개혁 과제를 실천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발언했다.

그는 위 사항의 일환으로 “각 당의 좋은 정책은 과감히 수용하겠다. 기득권 양당 체제에 막혀 수십 년간 풀지 못한 문제들, 과감하게 풀겠다”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새삼 많은 것을 깨닫고 있다. 권력은 나눌수록 더 커지고 강해진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를 통해 국가개혁과제를 내각이 주도하도록 할 것”이라며 “책임총리는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해서 추천하면 이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특히 안 후보는 민정수석실을 폐지하는 등 대통령 비서실 축소에 대해서도 약속했다.

그는 “청와대의 나쁜 권력의 상징인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라면서 “검찰 등 권력기관 통제 기능을 완전 폐지하고 인사 검증 기능은 다른 수석실로 이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안 후보는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과 긴급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안 후보는 김 전 대표에게 자신을 향한 지지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회동 당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안 후보는 28일 긴급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에게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 맡아달라고 했다. 저와 함께 개혁공동정부대한 부분들 의논하고 싶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김종인 계로 알려진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은 앞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지난 27일 국민의당에 공식 입당했다.

당시 최 의원의 국민의당 행이 결국 김 전 대표의 국민의당행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는 김 전 대표가 안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고 중도·보수층을 결집해 지속되는 하락세를 꺾을 ‘히든 카드’로 풀이된다.

또 안 후보는 ‘개혁공동정부’ 제안을 통해 여론을 환기시킬 만한 승부수를 던졌다. 문 후보 측으로부터 ‘적폐 연대’라고 비판받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히기도 한다. 이 같은 안 후보의 행보가 지지율 회복에서 큰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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