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장관 회고록 출판을 계기로 불거졌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종북관이 다시 시빗거리로 떠올랐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를 통해 2007년 11월18일 청와대 회의에서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후보가 유엔 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에 의견을 물어보기로 결정했다고 썼다. 송 전 장관은 문 후보의 제언대로 국가정보원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물어본 뒤 11월 20일 최종적으로 ‘기권’ 결정을 내렸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문 후보는 처음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그러나 그는 대선을 20일 앞둔 4월19일엔 북한에 의견을 물어 본 게 아니고 이미 내려진 기권 방침을 북한에 통보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송 전 장관이 회고록에 거짓말을 쓴 꼴이 되었다.
여기에 송 전 장관은 문 후보가 북에 물어보자고 언급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문건을 다시 추가로 4월21일 공개했다. 이 추가 문건은 송 전 장관이 2007년11월20일 노 대통령의 싱가포르 순방 수행 때 노 대통령에게서 직접 건네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 문건에는 북한 측이 ‘만일 남 측이 반공화국 인권결의안 채택을 결의하는 경우 10.4 선언(노무현*김정일 선언) 이행에…위태로운 사태가 초래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며 ‘남측의 태도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협박하고 회유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송 전 장관은 저 같은 북한의 겁박과 회유가 남측이 북한에 물어본 데 대한 답신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문 후보는 4월21일 “비열한 색깔론이고 북풍공작”이라고 거듭 부인했으며 23일엔 송 전 장관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북한에 물어보았다” “안 물어보았다”의 진실게임 핵심은 분명하다. 송 전 장관은 문 후보가 북에 물어보기로 했고 그 사실을 당시 문건 등을 통해 증거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문 후보는 송 전 장관이 들이댄 문건들을 결정적으로 부인할 만한 증거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색깔론”이니 “북풍공작”이니 하는 등 정치권의 구태의연한 덮어씌우기 반격과 명예훼손 고발로 맴돌고 있다.
물론 문·송 진실공방은 법정에서 판결날 것이다. 그러나 송민순의 회고는 진실인 듯싶고 그의 주장들이 거짓이 아니라면, 문 후보의 북한 측으로 기운 종북성이 여지없이 입증된 셈이다. 문 후보는 국가의 중대 결정사안을 주적(主敵)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키로 했다. 그는 송민순과의 진실공방을 통해 대선 후보로서 두 가지 중대 문제점들을  노정시켰다. 
첫째, 대선 후보로서의 중대 문제점은 그의 변치 않는 종북성이다. 북을 두둔하는 그의 종북은 1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변치 않고 있다. 그는 대선 후보로서 당선되면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선언했는가 하면, 북한의 끔찍한 도발로 불가피하게 폐쇄시킨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도 곧 재개하겠다고 공약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북한이 반대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반대한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북한에 불리한 정책은 모두 반대할 것이고 대북정책에 대해선 북한에 여쭈어보고 결정하지 않겠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대선 후보로서의 중대 문제점으로는 정직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경직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문 후보는 송 전 장관과의 진실공방에서 북한에 물어 보기로 한 자신의 결정으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한다는데 책임을 통감하고 사과했어야 옳다. 그렇지만 그는 사과 대신 “색깔논쟁” “북풍공작” 운운하며 송 전 장관을 고소하는 등 시종일관 부인으로 맞섰다. 그는 국가 최고지도자의 첫 번째 덕목인 정직성과 확고한 안보관을 결여했다. 문 후보는 문·송 진실공방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기엔 결정적 문제점이 적지 않음을 드러냈다. 그런 그가 대선 후보들 중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선다는 데서 일부 국민들은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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