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일요서울ㅣ정치팀]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12일 "당권 가지고 싸울 생각은 없지만 친박은 좀 빠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처음에 (인사 등을 통해) 판을 짜는 것을 보니 우리가 할 역할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서 미국 출국길에 오르기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당 내에서 보수 대통합론이 떠오르고 있는 데 대해 "바른정당 분들이 좀 더 돌아왔으면 한다. 거기에 패션 좌파만 빼고 다시 돌아와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그동안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에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겨온 것에 대해 "그렇게 딴지를 걸면 안된다"며 "모처럼 무너진 보수 정당 재건을 두고 작은 욕심을 갖고 그러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 전 지사는 대선 후보 당시 탈당파 복당 문제를 당 지도부에게 결정해달라고 했으나 정 대행이 이렇다할 행동에 나서지 않자, 지난 6일 당헌 104조에 규정된 '대선 후보의 당무 우선권'을 발동해 복당을 전격 지시했다. 그러나 정 대행은 홍 전 지사가 발동한 당무 우선권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다.

홍 전 지사는 "아침에 (당무우선권) 수용이라는 말을 봤는데, 그게 무슨 수용이 필요한 상황인가"라며 "그런 식으로 처신하는 건 옳지 않다"고 정 대행에 대해 재차 날을 세웠다.

이날 미국 출국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 복원을 시켜준 국민들에게 감사하다"며 "(미국에) 오래 있지 않고 (곧) 돌아올 거다. 보수 우파 세력을 재결집해서 이 나라가 친북좌파의 나라가 되도록 만들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10년간 야당을 해본 경험이 있어 강력한 제1야당을 구축할 것"이라며 "이 정부가 잘못하고 있는 것은 국민들을 통해 철저히 견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력한 야당을 전제로 당대표 등 역할을 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미국행 비행편에 오른다. 1개월여 정도 미국에 머물면서 정국구상을 한 뒤 귀국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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