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플랫폼’ ‘드론’… 한국이 주목할 중국 유망 업종들

김용준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원장.
중국서 살아남는 기업 ‘서비스 산업 기반 기업’
사드 배치, “거시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지난해 한반도 사드 배치가 결정되고 한중 양국의 관계는 극도로 냉랭해졌다. 특히 한국은 ‘대통령 부재’의 상황까지 겹쳐 긴박하게 변해가는 국제 정세 속에서 배제돼 왔다. 기업 경영도 위축됐다. 롯데, LG, 현대 등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에서 ‘보복성’ 사업적 피해를 입었다. 일요서울은 한반도 사드 배치와 향후 중국과의 관계에서 불거진 기업의 현주소를 알아보기 위해 중국 경제전문가 김용준 성균관대학교 중국대학원 원장을 찾았다.


-중국의 어떤 업종이 주목받는가.

▲ 중국의 모바일플랫폼, 드론 기업들의 성장은 무섭도록 빠르다. 그들은 이미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한다. 국내도 이미 많이 알려진 기업들이다. 모바일플랫폼 기업은 대표적으로 ‘알리바바’가 있고, 드론 기업은 이항그룹 등이 있다. 이들의 발전은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다.

국가가 장기간 동안 각종 규제를 풀고 기업들이 발전할 수 있는 배경을 조성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 세계 인재들까지 모였다. 미래 산업들 중 일정 분야는 이미 중국이 우리를 앞선 것이 많다.

-한국기업, 현재 불안한 한중관계로 힘들어 하고 있다. 대중국 무역 어떻게 대처해야하나.

▲중국과의 관계가 안 좋다고 해서 한국이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순 없다. 국내 무역흑자가 1000억 불 정도 된다. 이 중 25%가 중국서 나온다. 전 세계 경제 규모가 70조 원이라 할 때 미국이 대략 22~3조 원, 중국이 12~3조 원가량 된다. 중국의 잠재성장률까지 고려했을 때, 한국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이만한 시장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신 시장 개척도 필요하지만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번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 기회가 오히려 우리 기업들에게 전략적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일본이 중국과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무역 보복을 맞았을 때를 교훈 삼자. 우리도 버텨가며 품질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향후 중국에서 살아남는 분야는 어디일까.

▲중국을 보면 이제는 제조, 가공업은 본 궤도에 올랐다. 내수시장이 커지면서 서비스 산업이 발전할 것이다. 교육, 의료, 유통, 여행, 금융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시장의 발전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뛰어들어야 한다. 하지만 국내는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

국내는 내수시장이 적으니 발전시킬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국제적인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의 진출을 도와야 한다.

-‘한반도 사드 배치’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시각으로 보는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단편적인 시각으로 봐선 안 된다. 한반도는 오래전부터 여러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곳이다. 이번 ‘사드 배치’는 이 국가들이 유지해오던 정세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따라서 사드 배치로 인해 일시적으로 누가 수혜를 보고 피해를 봤다고 평가하기보다 직·간접적 원인을 파악하고 각 국의 입장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사드 배치의 원인을 미국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이 원해서 사드가 배치됐다’는 의견이 다수다. 하지만 ‘미국이 왜 사드 배치를 원하나’를 들여다보면 북한이 핵을 개발했기 때문이라는 더 앞선 원인에 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있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건 ‘한국 대통령 부재’ 사태였다. 이로 인해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 정부의 행동은 의문점만 발생시켰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안 하겠다’하고 3일 만에 ‘배치하겠다’고 말을 바꿔 한중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갑자기 사드 비용을 내라는 등 ‘뜬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의구심이 들어도. 컨트롤타워가 없어 의문점은 해결하지 못한 채 지나갔다. 결국 한국은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됐고,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란 말도 생겼다.

따라서 새 정부는 하루빨리 한국에 이득이 될 것들을 고려해 이해관계에 얽힌 국가들과 협상을 해야 한다. 아직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한반도를 놓고 얽힌 국가들은 ‘죄수의 딜레마’ 상태에 빠져 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오히려 한반도는 이런 팽팽한 전쟁의 긴장 속에서 평화가 유지된다. 한국이 지난 20년 동안 강경책도 써봤고, 햇볕정책도 해봤으니 이제는 주변국들 사이에서 적절한 포지션을 선택해야 한다. 안보도 경제 분야도 주도적으로 참여해 우리만의 색(色)을 가져야 한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포기를 위한 중국의 강도 높은 북한 압박이 약속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정상회담 이후 아직 어떠한 공식적인 발표를 내지 않았다. 따라서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순 없다.

-중국 전문가가 바라본 북-중 관계는.

▲북한과 중국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한국과 미국은 군사동맹 관계로 양국 어느 쪽에서라도 전쟁이 발생하면 서로의 군대가 출동해야 한다. 북한과 중국도 같다. 군사 동맹을 따로 맺진 않았지만 비상시 두 국가는 함께한다고 보면 된다.

김용준 원장 프로필
▲제31대 한국마케팅학회 회장 ▲제26대 한국국제경영학회 회장 ▲삼성오픈타이드 차이나 사장 ▲중국 칭화대학 객좌교수 ▲미국 노스이스턴일리노이대학교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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