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정보 수집 위해 정보대대 부활시킨 미국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나라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우호적이지 않은 게 사실이다. 지난 1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미치광이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더는 핵을 갖고 장난을 못 치게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말 CBS와의 인터뷰에서는 “그는 꽤 영리한 녀석”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상황에 따라 강온 양면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북한 내부 정보가 취약하다. 인공위성으로 북한을 감시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불확실한 정보로 북한을 상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미국이 최근 대북 정보 수집을 위해 인간정보(휴민트·HUMINT)만 전담하는 정보대대를 부활시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524정보대대다.
 
주한미군, 북한 휴민트 정보 수집 한국군에 많이 의지해 와
美 중앙정보 국장 “北 위협, 4월과 비교해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524정보대대는 주한미군 501정보여단 소속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새롭게 창설되는 부대로 소개했지만 활동을 중단했다 재개하는 부대다. 오바마 정부 당시 강제 재정 감축 정책인 ‘시퀘스터’에 따라 활동을 중단했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방부 예산이 늘어났고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재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501정보여단에는 3정보 항공탐색분석대대, 532정보대대, 719정보대대, 368정보대대 등 4개의 예하 대대가 있다. 524정보대대는 532정보대대에서 맡고 있는 인간정보 분석 및 지원 임무를 가져가 수행할 예정이다. 현재 532정보대대가 맡고 있는 전출처 정보 분석·지원, 대정보 수행 및 인간정보 분석·지원 등의 임무에서 ‘휴민트’ 부분을 분리해 분담하게 된다.
 
1950년 창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서 활동

 
‘휴민트’는 스파이, 정보요원 등 사람들로부터 상대의 정보를 캐내는 것을 말한다. 사실 북한에 대한 휴민트 수집은 미국보다 한국이 유리하다. 그런 만큼 지금까지 주한미군은 휴민트 정보 수집을 한국군에 많이 의지해 왔다.

524정보대대 재가동 사실은 미8군 공보처가 지난 3월 1일 발간한 ‘ROK Steady’ 2017년호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ROK Steady’는 미8군이 매년 발간하는 자료로 한반도 내 변화와 시행 예정 사안들을 다루고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1950년 창설된 524정보대대는 1951년 활동을 중단했다가 1965년 6월에 재가동했다. 그러다 1970년 11월에 또다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가 1982년 6월 재가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524정보대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활동했다. 2005년 2월 이라크 자유 작전 지원을 위해 심문 및 분석팀 요원들이 이라크에 배치했었다. 그 후 524정보대대는 아프가니스탄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반도를 떠났다가 2013년 초 복귀했으나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北, “자멸적 결과만
초래하게 될 것”

 
미국이 북한정보 수집을 위해 휴민트 전담부대를 재가동 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자 북한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는 ‘그 어떤 정찰 장비도, 간첩집단도 일격에 소탕해버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글이 지난 11일 올라왔다.

매체는 “미국이 올해 10월경 남조선강점 미제침략군 안에 간첩, 정보요원, 내부협조자 등 주로 사람을 통해 대북정보를 수집하는 휴민트 정보수집대대를 새로 조직하려 하고 있다”며 “이 정보수집대대의 정식명칭은 524정보대대이며, 남조선강점 미8군 소속 제501군사정보여단에 소속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정보수집대대는 괴뢰정보원으로부터 탈북자들의 증언자료를 넘겨받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며 “특히 고위직 출신 탈북자들과 우리 측 지역 방문 경험이 있는 해외 인물들은 물론, 주요 정보기관 정보망도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미국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써가며 우리 내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쟁 준비를 다그치려는 갖은 발악을 하고 있다”며 “미제에 의해 조선반도에서 전쟁의 불길이 치솟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과 추종세력의 정탐, 파괴암해책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그 어떤 정찰장비도, 간첩집단도 일격에 격멸·소탕해버릴 의지와 자신감에 넘쳐있다”며 “적대세력의 무모한 반공화국침략책동은 자멸적 결과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CIA 한국임무센터 신설
北 핵·미사일 24시간 감시

 
북한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정보수집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미국은 524정보대대 외에 중앙정보국에 한국임무센터(Korea Mission Center)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임무센터는 전쟁 등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가동되는 특수조직으로 알려졌다. 수미 테리 전 CIA 북한분석관은 지난 1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한국임무센터 신설에 대해 “이런 특수조직은 대부분 전쟁 등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가동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를 미국의 ‘최고 외교안보 의제(top agenda)’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CIA 뿐 아니라 미국 내 많은 정보 기관의 북한 관련 정보를 취합하고 조율할 부서가 필요가 있으며, 이번 조직 신설은 북핵 문제에 대해 미국이 그 만큼 더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존 닉슨 전 CIA 분석관은 앞서 지난 1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임무센터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상황을 24시간 감시하면서, 하루 두 번 정도 상황보고서를 백악관과 정보 당국자들에게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유화적인 대북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정부가 한국에서 출범한 시점에 CIA가 한국임무센터를 신설한 시점이 흥미롭다는 지적도 했다. CIA는 지난 10일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한국임무센터가 신설됐다고 공개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 국장은 지난 11일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핵미사일 및 재래식 무기를 통한 북한의 위협은 지난 4월 고조됐던 위기 당시와 비교해 현재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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