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수개월간 이어진 권력 공백 상태가 종료되고 지난 10일 새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제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각종 공약을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그 중에서 아동 수당 신설, 노인기초연금 인상 등 복지 공약도 상당 부분 차지했다.

아동 수당 도입, 치매 국가책임제 등은 국내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복지 정책이어서 이를 통해 저출산·고령사회 문제가 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공약에 대한 재원 마련 방안은 구체성이 떨어져 공약을 얼마만큼 실현할지 대해선 의구심이 나온다. 일요서울은 문재인 정부의 복지 공약에 대해 짚어봤다.

아동 수당 신설·치매 국가책임제 도입·노인 기초연금 인상 등
세대별 맞춤 공약… 예산은 재정 지출 개혁·세입 확대 ‘모호’ 지적


문재인 정부는 ‘생애맞춤형 기본소득 보장’을 목표로 정부 재정을 과감히 지출하는 복지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 아동수당, 청년구직촉진수당, 장애인연금 등 아동, 청년, 노인 등을 대상으로 세대별 지원금을 인상하거나 신설하는 방향이다.

우선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내년 하반기부터 0~5세를 대상으로 월 10만 원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아동 수당을 지급하는 보육 공약을 첫 머리에 내걸었다. 예산은 연평균 2조6000억 원 규모다.

정부는 현재 무상보육과 가정양육수당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양육수당은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영유아에게 매달 10만~2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로 아동수당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아동수당은 기존 보육제도와의 구조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을 현 24.2% 수준에서 40%까지 확대하고, 육아휴직 급여를 최초 3개월간 2배로 인상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몇 년 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비용 부담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누리과정 예산도 중앙정부가 부담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노인·장애인 등
수당 신설 및 인상


청년구직촉진수당 신설도 공약 대상이다. 만 18~34세 가운데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취업준비생에게 최대 9개월간 월 30만 원을 지급한다는 구상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건강보험 지원이 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에 대한 전면 급여화, 소득 하위 50%까지 건강보험 의료비 부담을 연간 100만 원으로 낮추는 의료비 상한제, 어린이 입원 진료비에 대한 본인 부담률을 5% 이하로 낮추는 등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도 공약 사항이다.

노인기초연금 인상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의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을 현행 월 10~20만 원에서 내년 25만 원, 2021년 30만 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연금·퇴직연금을 통한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는 방편도 들여다보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기초연금 지급액이 깎이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국민연금과 관계없이 기초연금 30만 원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노인 치매 의료비의 90%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치매국가책임제’와 지역사회 치매지원센터 확대 설치, 치매안심병원 설립도 공약했다.

끝으로 장애인과 관련해 중증장애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장애인 연금을 월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인상하고,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기초생활보장 대상에서 제외하는 부양의무제도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복지 ‘우선순위’ 설정
재원 마련 로드맵 필요


각종 수당 인상과 신설 등 복지 공약은 쏟아냈으나 명확한 재원 마련 방안은 제시되지 않아 공약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낳는다.

교육을 포함한 복지 관련 지출은 연간 24조30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기초연금 인상에 4조4000억, 아동수당 신설에 2조6000억, 누리과정 재원에 2조1000억, 육아휴직 확대에 4600억, 노인일자리 창출에 8000억, 청년구직촉진수당 신설에 5400억 원 등이다.

예산은 재정 지출 개혁과 세입 확대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방산비리·최순실·해외자원개발과 같은 낭비 예산을 조정하는 방식의 재정 지출 개혁으로 연평균 22조4000억 원을 마련하고, 약 6조3000억 원 규모의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국가 재정을 연간 20조 원 이상 조정하는 일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또 증세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공약이 후퇴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 따라 복지정책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고 증세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을 포함, 안정적 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위원장은 “새 정부의 복지공약은 우리나라 복지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실제 실현 가능성은 이후 보완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공약 소요 재원이 명확하게 추계되지 않았고 재원 마련 방향이 지출 개혁 중심으로 짜 있어서 포괄적”이라면서 “임기 초반 지출개혁을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판단해서 공개하고 충분치 않으면 더 적극적으로 증세를 국민들에게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창률 단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국면에서는 경쟁 때문에 당장 눈길을 끄는 복지 정책 위주로 제시했다면, 대선 후에는 시급하고 중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판단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기초연금, 아동수당 공약을 이행하려면 한 해 수조 원이 드는데 일정 비율 재원을 부담해야 하는 지방정부와의 의견 조율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복지를 늘리겠다고 해놓고 지방에 부담을 전가하면서 갈등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첫날 야당 당사를 찾아 각 후보들이 내놓은 주요 공통 공약을 우선 처리하자는 뜻을 밝혔다. 아동 수당의 경우 지급 대상의 기준과 금액 차이는 있지만 주요 정당 후보 5명이 모두 공약한 바 있다. 노인기초연금 확대 역시 다른 원내 4당 후보가 약속한 바 있어 향후 입법을 통해 원만하게 처리될지 주목된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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