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맑다고 문제 없을까?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전 세계 5000여 개 도시의 대기오염 실태를 모니터 하는 다국적 커뮤니티 ‘에어비주얼(Air Visual)’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의 공기품질지수(Air Quality Index)는 인도 뉴델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나빴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 질 문제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한 영향이 있는 만큼 대기오염에 관한 불안감과 경각심이 동시에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에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미세먼지에 관한 보다 유용한 정보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다만 미세먼지에 대해 잘못 알려지거나 오해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 있다. 맑은 하늘이어서 미세먼지에 대한 경계심을 푼다거나 봄에만 조심해면 된다는 식이다. 일요서울은 미세먼지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짚어봤다.

 
<뉴시스>
   미세먼지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5분의1~7분의1 정도 크기를 가진 이물질로, 입경(粒經·입자의 유효지름)이 10㎛ 이하이기 때문에 PM-10 (Particulate Matter-10)이라고도 부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미세먼지로 인해 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의 수를 700만 명이라고 발표할 정도로 신체에 치명적인 물질로 규정했다. 미세먼지가 사회적·국제적으로도 주요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 맑은 하늘엔 안심해도 된다? NO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라는 예보가 있지만 푸른빛을 띤 하늘만 보고 섣불리 야외활동을 했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이는 파란 하늘이 보이지만 정작 공기 질은 나쁜 이른바 ‘맑은 황사’ 현상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에도 파란 하늘이 보이는 이유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낮기 때문이다. 초미세먼지(PM2.5)는 미세먼지보다 작은 2.5㎛ 이하 입자 크기의 물질로 극미세먼지라고도 불린다.
 
가시거리에는 초미세먼지가 더 큰 영향을 주는데, 입자가 큰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 햇빛이 더 많이 산란하면서 ‘잿빛 하늘’이 나타난다. 따라서 맑은 하늘일지라도 초미세먼지 농도는 낮지만 미세먼지 농도는 높을 수 있기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는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 미세먼지는 모두 발암 물질? NO
 
미세먼지가 모두 발암 물질은 아니다. 2013년 10월 WHO (세계보건기구)가 미세먼지를 1급 발암 물질로 분류하면서부터 미세먼지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건 초미세먼지(PM2.5)다. 미세먼지(PM10)는 일부 국가에서는 따로 미세먼지라고 부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날에 유해성이 몇 배 높은 초미세먼지가 끼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암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 미세먼지는 봄에만 나타난다? NO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다만 봄철에 중국으로부터 오는 이동성 고기압과 편서풍으로 중국 미세먼지와 황사가 우리나라로 넘어오기 때문에 봄에 미세먼지가 많다고 느끼는 것이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중국 황사와 미세먼지 이외에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와 경유차 등이 꼽힌다. 국외와 국내의 정확한 미세먼지 비중은 측정하기 어렵지만 현재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더 많다고 알려진다.
 
▲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엔 환기하면 안 된다? NO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실내에서 창문을 여는 환기는 되도록 삼가야 하지만, 아예 환기하지 않는 것도 좋지 않다. 미세먼지가 있다고 해서 장시간 환기를 하지 않으면 실내에 이산화탄소가 쌓이고 산소가 부족해져 공기가 탁해지기 때문이다.
 
대류현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는 낮에 3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환기하는 것이 좋다. 실내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작은 먼지가 잘 걸러질 수 있도록 고성능 헤파필터(HEPA,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가 장착된 공기청정기가 효과적이다. 주기적으로 공기청정기 필터를 교체하는 등의 관리는 필수적이다.
 
▲ 실내에 식물을 많이 두면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NO
 
고무나무, 산세베리아 등 관엽식물은 유해물질을 흡수해 영양분으로 쓰고 산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공기정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아주 미미한 것으로 알려진다. 화분 한두 개로 해결하기 어렵다. 50평대 아파트라면 1m가 넘는 식물을 10개 이상 놓아야 그나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 안경을 쓰면 미세먼지 차단에 도움이 된다? YES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게 좋다. 안경은 겉에서 먼지를 차단해주는 효과가 있다. 콘택트렌즈는 미세먼지가 직접 닿아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안경이 틈새로 날아드는 미세먼지까지 막을 수 없으니 안심해서는 안 된다.
 
▲ 미세먼지에 취약한 피부 타입이 있다? YES
 
트러블이 쉽게 생기는 민감성 피부 타입은 미세먼지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은 피부를 평소보다 더 깨끗하게 관리하고, 외출·야외활동도 되도록 자제하는 편이 좋다. 특히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피부에 염증이 생기거나 피부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 삼겹살을 먹으면 몸속 미세 먼지가 제거된다? NO
 
삼겹살은 미세 먼지 배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 불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은 미세 먼지나 중금속을 달라붙게 하기 때문에 고기 섭취는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게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된다. 또 해조류와 녹차, 마늘을 먹는 것도 효과적이다. 해조류는 비타민K와 칼륨이 풍부해 중금속이나 발암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이 있다. 녹차도 타닌 성분이 있어 중금속 배출에 도움이 되며, 마늘은 해독 기능이 있어 중금속의 독성이 몸 안에 쌓이지 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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