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탕채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매장 모습.
장기 불황 속에도 상반기 창업 시장은 뜨거웠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소비위축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이 시장 곳곳에서 시도됐기 때문이다. 이 노력을 바탕으로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업장은 최근 소비 회복세를 타고 하반기 실적 상승세가 예측되고 있다.

이에 상반기 성공 키워드를 살펴보는 것이 예비 창업자들의 필수코스가 되고 있다. ‘1인가구’ ‘이색상품’ ‘모던 한식’ 등 이다.

먼저 1인가구, 1인 경제를 뜻하는 ‘1코노미'가 지난 상반기에도 창업시장을 데웠다. 통계청에 의하면 1인 가구 수는 약 5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전체 가구수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한 해 각종 미디어에서는 싱글 콘텐츠가 쏟아져 나왔고, ‘혼자’라는 게 더는 외롭고 어색한 것이 아닌, 하나의 트렌드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맞춰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독서실형 개인 테이블을 구비하는 등의 1인존(ZONE)과 1인 전문 메뉴를 준비해 고객몰이에 나섰다.

또한 혼놀문화코드의 확산으로 작년의 경우 만화카페가 성행했으며, 1인 노래방까지 생겨날 정도로 뭐든 혼자 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혼밥혼술전문점 ‘남자의청춘’은 점심에는 다양한 튀김과 분식, 라멘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으로 저녁 이후에는 주점으로 운영되는 이모작 창업아이템이다.

모던 한식 상승세

2017년 하반기 또한 혼밥, 혼술을 주로 하는 2~40대 사이가 주 소비계층으로 떠오르면서 혼밥, 혼술족을 타깃으로 외식업, 동전노래방, 체험형 오락실 등 관련 아이템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상반기 창업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모던 한식의 상승세다. 한동안 한식은 표준화가 어려워 프랜차이즈에 크게 적합하지 않은 걸로 여겨졌다. 또 커피나 햄버거, 피자 등의 패스트푸드에 비하면 주방 업무가 복잡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의 창업자 인식이 달라졌다. 한식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다는 점, 소비 회전 주기가 양식에 비해 빠르다는 점, 업종의 수명이 길고 상대적으로 유행을 덜 타는 점 등 그동안 간과됐던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다.

특히 전통한식이 모던해지면서 중장년층은 물론 10대들도 얼마든지 좋아할 수 있는 메뉴라는 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어탕국수전문점 ‘어탕채’, ‘쉐프의부대찌개’, ‘소공동뚝배기집’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현재 창업 시장의 주류 계층인 중장년들이 양식이나 커피 브런치보다는 한식과 더 어울린다는 점도 한식 창업이 재인식되는 요인 중 하나다.

한식패밀리레스토랑 ‘이바돔감자탕’, ‘놀부족발보쌈EXPRESS’, ‘채선당PLUS’, ‘불고기브라더스’ 등의 한식브랜드의 경우 현대적인 카페풍 인테리어로 옷을 바꿔 입고, 디자인을 만난 한식은 낡고 허름한 기존 이미지와 달리 커피전문점처럼 품격 있는 이미지로 중산층 창업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가성비’가 2017년 상반기에도 메가 트렌드로 계속되고 있다. 도시락전문점 ‘한솥도시락’, 분식토랑(분식레스토랑) ‘얌샘김밥’, ‘오니기리와이규동’, ‘국수나무’ 등의 분식업종이 성장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7년 상반기의 경우 ‘가성비 핫도그’ 열풍이 이슈였다. 가득 뿌려진 하얀 설탕,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하는 2017년 핫도그는 10평대 미만의 테이크아웃전문 매장으로 꾸며 최근 줄서 먹는 점포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핫도그 열풍을 일으킨 ‘명랑시대쌀핫도그’는 가맹사업 8개월 만에 가맹점 570호점을 돌파했으며 그 뒤로 ‘또봉이왕핫도그’, ‘청춘쌀핫도그’도 가맹개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저가’와 ‘대용량’이란 키워드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한다. 초저가커피전문점, 대용량 주스전문점, 무한리필 고기전문점과 같이 초저가 업종이 너무 많이 생겨, 치열한 가격경쟁을 하면서 점포 수익률이 점점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점포의 객단가를 높일 수 있는 메뉴 개발은 필수적이며,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품질은 높인 ‘치프시크’한 매스티지(masstige) 상품들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다.

테마 접목시킨 사업증가

편의점의 저가 커피 공세에 가격파괴 쥬스전문점까지 가세하면서 소형 테이크아웃 커피점 창업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콜라보레이션 카페’ 창업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콜라보레이션 카페는 카페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테마를 접목해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카페의 수익 모델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음료 판매 공간이라기보다는 즐기고, 놀고, 쉬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서를 판매하는 북카페, 안마를 받을 수 있는 힐링안마카페, 미로를 이용한 방탈출놀이카페, 피아노 연주를 즐길 수 있는 피아노카페, 애견을 넘어서 고양이와 함께 힐링하는 애묘카페, 낚시를 즐기는 낚시카페까지 등장했다.

‘퍼스트클래스’, ‘미스터힐링’ 등의 힐링안마카페의 경우 카페 내부에 안마의자가 설치돼 있어 전신안마를 받으면서 커피 디저트 등을 즐길 수 있는 이색창업아이템이다.

당구장, 실내야구장, 노래방, 뽑기방 등 기존의 아날로그한 업종과 정보기술(IT)이 접목된 ‘레트로디지털’ 업종의 성장이 주목된다. 대표적으로 IT기술을 접목해 가상 스포츠시뮬레이션게임공간을 만들어낸 ‘스크린야구장’은 전 국민적인 야구의 인기와 실내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2014년 이후 현재 전국 매장수가 300여 개 가까이 된다.

디지털당구장을 표방하는 ‘존케이지 빌리어즈’의 경우 IT기술을 접목, 디지털화, 스마트화를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카페스타일의 공간디자인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연출하는가 하면, IT솔루션 베틀큐 솔루션 등 디지털 시스템을 통해 당구장의 스마트화를 현실적으로 실현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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