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는 발언으로 사업 재건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도 ‘개성공단 재가동’이 포함돼 있었다. 이 때문에 현 정부에서 개성공단 재가동이 추진될 경우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도 현대아산의 주역 대북사업 중 하나였던 금강산 관광 사업 등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2008년 금강산 총격사건 이후 9년 만이며 현정은 회장은 시아버지의 꿈을 재건한 며느리가 된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시 바로 대응토록 준비”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찬물 끼얹기도…지켜볼 일

올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 화해 및 공동 번영에 우리 현대그룹의 가교 역할은 변함이 없어야 한다”며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遺志)인 대북사업에 대한 사명감은 일체의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분위기 반전은 꾀하지 못했다.

북한이 잊을 만하면 미사일 발사를 하면서 외교적 파행을 낳고 대북 사업은 점점 더 멀어져갔다. 그러는 사이 회사는 직원 감축과 사업 축소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여기에 현대그룹은 최근까지 현대증권과 현대상선을 매각하는 등 사세가 축소되면서 대기업 반열에서도 탈락한 상황이다. 따라서 그룹 재건을 위해서라도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재개는 불가피한 일로 관측된다.

청신호 켜질까

이런 기대 때문인지 문 대통령 당선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이 현대아산이다. 이미 문 대통령의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는 발언으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도 개성공단 사업을 재개하는 것은 물론 약 330만㎡(약 100만평) 규모에 머물고 있는 부지 규모를 앞으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지난 10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새 정부의 경제 및 대북 정책 기대효과’ 보고서에서도 현대아산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가 향후 남북관계를 새로 정립하고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교류 재개 및 확대 등을 통한 한반도 평화 국면 달성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 당선 이후 남북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대아산의 대북사업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특히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1~3단계 개발사업권자인데 개성공단 개발사업이 재개되면 1단계로 공장구역 건설을 마무리하고 2단계로 생활, 상업, 관광구역을 개발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대통령께서는 이미 ‘대화 국면이 조성되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고 말씀해 오셨다”며 “따라서 현대아산은 남북 간 빠르게 대화국면이 조성될 수 있도록 새 정부가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관계자는 “어느때보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생각하고 기대하는 마음이 큰 것도 사실이다. 지난 9년간 힘든 시기를 거쳐 왔지만 단 한 번도 희망을 버린 적은 없다”며 더불어 “대화 국면이 조성되어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 재개되는 상황이 올 때까지 현대아산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만반의 준비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현대아산에게 대북사업은 창업주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과 현정은 회장의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의 피와 땀이 서린 사업이다.

정치적 해결로 숨통 틔나

1998년 6월 16일에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이 소 500마리를 트럭에 싣고 판문점으로 향했다. 민간 차원 협의를 통한 첫 방북일정이었다.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은 것도 처음이었다. 이 일은 남북 분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장면으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같은 해 11월 18일 개시된 금강산 관광은 남북관계에 탄력을 더했다. 크루즈 선박인 금강호가 출항하면서 ‘그리운 금강산’은 ‘그리웠던 금강산’이 돼 실향민들의 눈앞에 펼쳐졌다. 그러나 2008년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으로 인한 금강산 관광 중단, 2016년 북한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응한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들면서 금강산의 문이 잠겼다.

또 민간 주도의 통일행보에 기약 없는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현재, 현정은 회장으로선 시아버지와 남편 고 정몽헌 회장이 상징성을 띠고 있는 만큼 대북사업 재개가 간절할 것이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북 사업이 재개될 경우 현대아산은 물론 현대그룹의 재도약에도 큰 힘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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