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 매장.<뉴시스>
면세점 수익 하락…짝퉁 활개 2분기가 더 힘들 것
경쟁사 LG생활건강에 비해 위기 극복 가능성 낮아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 발 악재로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부터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실적은 줄었고 상표권 소송에도 휘말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층 옅어진다 해도 아모레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모레의 매출 구조가 중화권에 편중돼 있고 화장품 사업만 고집하는 점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한반도 사드 배치가 결정되며 중국의 보복성 조치들이 시작됐다. 경제 분야도 예외는 아니어서 롯데, 현대자동차 그룹 등도 중국 사업에 차질을 겪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몇몇 핵심 브랜드들은 중화권 내 공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어 피해가 덜할 것이라 예측됐다.

실제로 그룹 핵심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중화권 인기 덕에 지난 몇 년간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1조 클럽’에 입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중국의 ‘공세’는 거셌다.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자국 관광업체들과의 면담에서 직접적으로 한국 방문 제한을 언급했다. 그 결과 중국인 관광객은 급격히 줄어, 국내 관광업에 피해가 컸다. 면세점이 큰 유통 판로였던 아모레퍼시픽도 타격을 입었다.

이어 중국 내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지난달 27일 아모레퍼시픽의 자사 브랜드 라네즈의 화장품 3종이 중국 질량감독 검험 검역총국이 발표한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 모조 제품 일명 ‘짝퉁’도 중국 내 활개를 치는 형국이다. 최근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중국 한 온라인몰 업체를 대상으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업체가 라네즈의 공식 홈페이지와 유사하게 꾸며놓고 제품을 판매해온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난달 13일 중국 후난성 창사 중급 인민법원에서 심리가 열렸다. 문제가 된 사이트는 현재 폐쇄됐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설화수’는 중국에서 모조 제품인 ‘설안수’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중국 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설화수의 인기가 올라감에 따라 중국 인터넷 쇼핑몰 사이트에는 설안수 이외에도 모조 제품이 버젓이 진짜처럼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제품들이 아모레퍼시픽의 실제 제품으로 중국 소비자에게 인식될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중화권 기반 성장

중국 발 위기는 아모레퍼시픽 그룹 매출에 직격타를 날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지난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378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8554억 원으로 5.5%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2662억 원으로 18.2% 줄었다. 성장세가 2013년 이후 4년 만에 꺾인 셈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은 316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연간 영업이익도 전년대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3년 아모레퍼시픽 연간 영업이익 중 1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5.8%였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현 상황 돌파를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심상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도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와 관련 이 같은 사태 대책 마련을 내부에서도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화장품 고집 이어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새 정부 출범으로 사드 보복은 한층 옅어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위기 극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아모레퍼시픽이 중화권 매출을 기반으로 하고 이를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의 여러 규제 조치들이 빠른 시일 안에 완화된다 하더라도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 한국 상품에 대한 불매 심리가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증권가에서도 이와 같은 판단으로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 하락을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40만 원대에서 평균 30만 원대로 하향 조정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매출 구조가 화장품 품목에 집중돼 있는 것도 위기극복 난항의 원인으로 꼽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로 지목되는 LG생활건강의 경우 사업 품목을 생활용품, 음료 부문으로 넓혀 이번 위기를 극복했다는 예를 들었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조6007억 원, 영업이익은 26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각각 5.4%, 11.3% 증가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사업 91%가 화장품 품목에 집중돼 있다. 이에 향후에도 화장품 품목에 타격이 있을 시 유연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향후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계획은 논의된 바가 없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에 주력 상품인 화장품 개발에 힘쓰고 국내외 소비자들 분석에 치중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뿐만 아니라 미국, 동남아를 대상으로 시장 다각화에도 힘쓸 것”이라며 “브랜드 보호 차원에서 상표권 도용 등 피해가 없도록 지적재산권 보호를 담당하는 팀을 통해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 말했다.

남동희 기자  donghee0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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