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뉴시스>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를 지명했다. ‘재벌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다. 김 교수의 내정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인사다. 문 대통령이 내건 ‘재벌 개혁’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실현시킬 수 있는 인물로 꼽혀 왔던 터다. 김 후보자는 경제 민주화, 재벌 개혁 등을 강조하는 진보성향 경제학자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이 최종 확정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곧 강도 높은 재벌 개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재벌 개혁을 이번 정권의 가장 중대한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각 인사들을 필두로 조만간 구체적인 문제 제기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경제 검찰’의 부활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 후보자의 임명이 확정되면 곧바로 ‘기업집단국’을 신설해 대기업에 대응할 방침이다. 그만큼 기업을 감시할 권한이 커지는 셈이다. 기업집단국은 현재의 ‘기업집단과’를 확대해 경제 분석능력과 조사능력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김 후보자는 설명했다.

기존에 거론되던 조사국의 역할을 기업집단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조사국은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공정위 조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포함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앞서 김대중 정부 시절 신설된 조사국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활동했지만 대기업들의 반발로 지난 2005년 결국 폐지됐다.

문 대통령은 또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했다. 전속고발권은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대한 검찰 고발 권한을 공정위만 갖도록 하는 제도다.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현행대로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면 폐지 외에 제3의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검·경찰과 공정위 간에 조사가 중복되는 등 문제점도 많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전속고발권은 공정거래법 프로세스 전체의 한 부분일 뿐”이라며 “공정위 집행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를 거쳐 집행 수단 전체에 대한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고되는 만큼 수장인 공정위원장의 파워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전 공정위원장이 사상 초유의 검찰 조사를 받았던 만큼 현안을 잘 풀어나가면 국민의 지지까지 얻을 수 있다. 재벌 개혁의 동력이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 2월 박영수 특검은 공정위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강화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처분 주식 수를 줄여 삼성에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다.

이후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특검에 출석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를 받았다. 1981년 공정위가 설립된 이후 현직 위원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위상이 높아져 대기업이 몸을 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건 사실”이라면서 “과거 (조사국이) 대기업의 반발로 폐지된 바 있지만 국민 여론의 힘을 얻는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호 기자  sh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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