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문재인 정부가 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럽 등으로 특사를 파견하면서 본격적인 외교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특사가 파견된 나라는 일본이다. 문재인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일본의 아베 총리를 만났지만 위안부 합의 문제와 관련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시절 맺은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 문제는 국내에서 커다란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재협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잘못 묶인 매듭을 푸는 일은 간단치 않다. 자칫 잘못할 경우 더 꼬여버릴 수도 있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는 일본인이자 한국인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호사카 교수는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지 20년이 넘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캠프에서 한·일 관계 등 다양한 외교 정책을 만들고 다듬었다. 일요서울은 호사카 교수 인터뷰를 통해 위안부 합의 문제 등을 둘러싼 한일관계 갈등 해법을 들어봤다.

"위안부 합의 어떻게 이루어 졌는지 검증 작업해야"
"강제연행 없었다면서 사과하고 돈 주는 이유 따져라"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현재 한일관계는 어떤 상태인가?
▲ 지금 한일 관계 이상으로 (북한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관계, 미국과의 관계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문제인 정권으로서는 대일관계가 부담이 되면 안 되는 입장이다.

-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 문희상 의원이 특사로 갔지만 친서 속에 위안부 합의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있지 않았다. 언젠가는 (재협상을) 하겠지만 현재는 아니다. 일본 쪽에서도 거부하고 있다. 위안부 문제는 세계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에 일본, 미국까지 다 납득시킬 수 있는 내용이 나와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문재인 정권은 지난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합의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검증 작업을 해야 한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 이후 일본 국회에서도 그렇고 유엔에서도 그렇고 스가 관방장관도 ‘위안부 강제 연행사실이 없다’ 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위안부 합의 내용을 지키고 있는 것인지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또 유엔의 고문방지위원회도 사실상 재협상을 권장하는 이야기를 했다. 이런 부분이 모두 검증 대상이다. 일본은 위안부 관련 자료의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록시도도 방해하고 있다. 유네스코 등재되는 걸 걸 싫어한다. (그걸 막기 위해) 유엔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이런 부분들은 한일 위안부 합의 정신과 맞는 만큼 재검증이 필요하다.

- 일본이 재협상 받아들일 확률은?
▲ 일본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갑자기 재협상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한국이 어떤 식으로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알리면서 해야 한다. 그때마다 일본 반응을 봐야 한다. (일본이) 아무리 거부한다고 해도 내용상 합의 이행도 안 되고 있다 (그런 증거가) 나오면 일본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움직이지 않으면 일본은 세계적인 비난을 받게 돼 있다. 이러한 것들을 새 정부가 잘 해야 한다.

- 재협상을 위해 일본이 진행했던 고노담화 무효화 전략을 우리가 펼쳐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 1993년에 고도담화가 발표됐다. 당시 고노담화에는 사죄의 말도 들어가 있었고 일본군과의 관련성과 (피해자들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위안부가 됐다는 강제성을 인정했다. 일본은 이것을 뒤집으려고 했다. 고노담화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한국과의 정치적인 거래에 의해 만들어졌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나열했다는 식으로 검증 작업을 했다. 당시 담화 문구를 만드는 데 참여했던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결국 원하는) 답변을 얻어냈다. (그 작업을) 아베 정권이 했다. (아베 정권이) 현실적으로는 계승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무효화했다. 위안부 합의도 고노담화 수준보다 낮은 수준의 합의가 됐다. 강제성 등의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고노담화보다 후퇴했다. 일본은 그렇게 중요한 문서를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무력화시킨 것이다. 우리는 같은 것을 한다기보다 실제로 문제 있는 부분을 검증해야 한다. 당시 외교안보수석이었던 주기철 씨도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12월에 합의가 있었는데 너무 일찍 빨리 해버렸다는 이야기를 했다. 검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실들이 포착되고 있다. 일본도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는데 그 책임이 무엇인지, (합의 이후) 이후 강제연행이 없었다고 했는데 그럼 왜 사과를 하고 돈도 주고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무효화를 위한 검증이 아니라 진짜 합의라는 게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이해를 해야 한다. 전모를 밝혀야 한다.

- 재협상 등의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일본 정세를 바로 알아야 한다. 현재 일본 정세는 어떤가?
▲ 아베정권은 2021년까지 장기집권을 노리고 있다. 내년 9월이 되면 일단 임기가 끝난다. 수상으로서 임기가 아니라 자민당 총재로서의 임기다. 다시 총재로 선출되면 여당의 총재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수상이 된다. 현재 아베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2018년에 자민당 총재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모든 정치적 행보를 하고 있다. 그래서 외교적으로 실패하면 안 된다.
국내적으로는 경제문제를 잘 해결해야 하고 스캔들이 나면 안 된다. 하지만 지금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스캔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아베의 또 다른 목표는 군대를 만드는 것이 때문에 헌법 개정을 해야 한다. 일본헌법 9조에는 1항과 2항이 있다. 1항은 침략전쟁을 포기한다 2항은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사실상 자위대가 있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베는 3항을 신설해서 자위대 개념을 넣고 싶어 한다. 자위대는 일본을 지키기 위한 군대다. 내년 총재 선거에서 이긴 뒤 2020년에는 헌법을 개정하고 싶다. (그 해에는) 도쿄올림픽이 있기 때문에 국민적인 축제에 맞춰 하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자민당 내에 문제가 약간 있다. 자민당 내에서는 오래전부터 2항을 삭제하고 새롭게 만드는 안을 준비해 왔다. (자위대가 아닌) 자위군으로 이름 붙여 일본군을 부활시키는 거다. (하지만 이 안을 만드는 과정에) 아베는 참여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차기 총재 자리를 두고 아베신조파와 자위군을 추진하는 이시바파 등의 권력 다툼이 시작됐다. 위한부 합의는 사실 일본 내에서도 반대가 많았다. 그때 마지막에 결단한 게 아베신조였다. 우리나라는 재협상을 강하게 요구하거나 그냥 파기하겠다 하고 나갈 수도 있다. 국민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정권으로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하면 된다). 그러면 아베 정권은 굉장한 타격을 받는다. 아베가 이해해 달라고 하는 이유다. 일본에서 강하게 나오는 것 같지만 이면을 보면 우리가 많이 흔들어 버릴 경우 일본은 굉장히 위험하다. 사실이다. 내년 선거까지 (문재인 정권이) 충분히 유리하다. 우리는 (위안부 합의가) 파기돼도 나쁜 게 없다. 일본이 여러 가지 보복할 수도 있는데 (피해를 막기 위해) 그래서 세계를 납득시켜야 하는 거다.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특별조직 같은 게 필요하다.

- 일본 문제를 다룰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직을 말하는가?
▲ 우리나라가 볼 때 일본은 미국에 속하는 변수로 봤다. 그러나 요새는 일본 변수가 굉장히 커졌다. 우파 정권이 들어서서 자기들의 목소리를 크게 내기 때문이다. 아베 정권이 그렇다. 앞으로도 그럴 거다. 일본을 잘 다루는 게 우리나라 과제다. 그런 면에서 일본에 잘 대응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일본의 역사, 정치, 문화, 외교 이런 것을 본격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지금까지) 사실상 미국 중심의 외교였다. 앞으로는 러시아 등 사강 외교가 더욱더 중요해질 거다. (그중) 일본 문제는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그래야 한국의 외교가 강해진다. 문재인 정권은 그렇게 해야 유리한 외교를 전개할 수 있다.

오두환 기자  odh@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