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는 첼리스트가 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 수렌 바그라투니(Suren Bagratuni)가 주인공. 그는 6월2일 열리는 APS 정기연주회 협연을 위해 내한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 경복궁에서 그를 만났다.

수렌 바그라투니는 1986년에 차이코프스키 쿵쿨 2위를 차지하고 2년 후 이탈리아 비토리아구이(Vitorio Gui) 국제콩쿨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현재는 21세기를 이끌어 갈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의 교수로 재직중이며 매년 열리는 '첼로 플러스' 페스티발의 예술 감독을 겸임하고 있다.
소수민족 출신으로
한국 애정 남달라


수렌은 아르메니아라는 동유럽의 작은 나라 출신이다. 아르메니아는 소수 민족이라 주변의 강대국인 터키 등에 의해 학살을 당하기도 하는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역사적 환경을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이 중국과 일본과 같은 나라보다 우리나라에 애정을 갖게된 것은 그러한 비슷한 역사적 내력과도 무관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한국과 무척이나 인연이 많은 음악인이다. 그의 제자들 중 유독 한국인이 많은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지난 2011년 내한해 예술의 전당에서 독주회를 가진 이후 한국에서 크고 작은 공연들을 펼치고 있다. 비빔밥, 불고기, 김치 등 먹어보지 않은 한국 음식이 없으며, 식성도 한국인과 똑같아 심지어 미국에서도 한국 식당을 애용할 정도다.

그는 "나는 한국을 너무나 사랑하며 한국은 마치 자석과 같이 나를 끌어당기는 나라다"라고 말했다.

그의 음악적 DNA는 집안 내력인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가 성악가였고 아버지가 피아니스트이자 오페라 지휘자였다. 그런 환경에서 부모가 음악을 하라고 강력 권유했고 자신도 음악을 너무나 사랑해 6살 때 운명처럼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피아노로 시작을 했지만 이후 중저음 악기인 첼로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 이후 12년 동안 한 사람에게서 사사했다.

그는 "첼로는 사람의 목소리와 비슷한 음역대를 갖고 있다. 그래서 첼로라는 악기의 인간적인 매력에 끌리게 되어 첼로를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소수민족으로 받은
설움과 극복기


소수민족인 그가 음악인으로 성공하기까지 시련도 많았다. 차이코프스키 콩쿨은 점수가 같을 경우 자국민에게 1위를 수여한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시작에 불과했다. 아르메니안인 그가 모스크바 음악원에서 수학했던 시절에도 보이지 않는 차별에 시달려야 했고, 27세에 미국이라는 대륙에 착륙했을 때도 이주민 배척이나 인종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미국에서 교수직을 수행할 때도 언어 장벽이나 기존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음악인들의 경계가 심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그러한 어려움을 딛고 21세기를 이끌 음악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기까지는 인고의 흔적이 묻어 있다. 단지 음악을 사랑했고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었기에 온갖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크고 작은 공연으로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


APS는 음악에 열정을 가진 전문 연주자들이 모인 단체로 청중과 함께 그 열정을 함께 나눈다는 철학을 바탕을 두고 있다. 바이올리스트 겸 지휘자인 진윤일이 창단했다. 수렌은 내달 2일 진윤일과 협연한다.

수렌은 끊임없이 크고 작은 공연을 끊임없이 펼쳐 클래식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진윤일 지휘자와의 협연도 그러한 열망을 표출하는 공연들 중 하나이다 .

한편 수렌은 이에 앞서 5월 28일에는 용인에서 열리는 성령문화축제에도 참여한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토디 페스티벌, 매년 열리는 첼로 페스티벌의 예술 감독도 겸임하고 있는 등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이 대중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또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음악으로 힐링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그의 꿈이자 바람이다.


박정민 기자  vitamin@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