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끝내 악수를 두고 말았다. 김성근 감독이 사의를 표명했을 때 저간의 사정이야 어찌 됐건 만류하고 그에게 시즌을 끝까지 맡겼어야 했다. 그런데도 구단은 결과적으로 박종훈 단장의 손을 들어줬다. 말이 사의지 경질이나 마찬가지다. 이럴 거면 시즌 전에 그를 경질했어야 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느낌이 든다. 구단 인사에 이러쿵저러쿵 시비를 걸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런 식으로 김 감독을 떠나보내는 건 예의가 아니다.

단장이 감독의 선수 훈련에 간섭을 하다니. 참 어이가 없다. 선수들이 몸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훈련을 더 시키는 게 옳지 않은가. 미국식 구단 운영? 여기는 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이다. 한화이글스 야구단 환경이 미국 옷에 맞다고 보는가? 자율야구? 그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준비 기간만도 짧지 않다. SK 와이번즈? 잘 되고 있다고 보는가? 투수력이 약한 구단은 미국식 운영이 아니라 그 어떤 운영 방식을 써도 성적 내기 어렵다. 그래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 하지 않던가.

좋다. 백 번 양보해서 박 단장의 판단이 옳다 치자. 얼마나 오래 가겠는가? 영화 ‘머니볼’의 주인공 빌리 빈을 닮고 싶은가? 그가 성공한 케이스라 보는가? 저비용 고효율 측면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단 한 번도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다. 월드시리즈 같은 단기전에서는 ‘머니볼’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화이글스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원하는 팀이다. 빌리 빈을 따라했다가는 평생 우승하지 못할 것이다.

닮고 싶은 단장이 빌리 빈이 아니라고 해도 그렇다. 닮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해도 그렇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구단을 운영하겠다고 해도 그렇다. 박 단장, 그대는 무엇으로 한화이글스를 우승으로 이끌 것인가? 감독을 그런 식으로 퇴출시키는 단장이 한화이글스에 있는 한 한화는 결코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이다. 필자의 생각이 제발 틀렸으면 좋겠다.

장성훈 기자  seantlc@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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