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수원 강의석 기자] 지난 23일 국가 재난업무를 총괄하는 국민안전처 관계관이 경기 남부지역 가뭄현장을 찾아 가뭄대책상황을 점검하였다. 그만큼 올해 경기지역 가뭄은 심각한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정승 사장은 24일 경기지역본부를 방문해 경기 남부지역에 대한 ‘가뭄극복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평택호와 남양호 물을 가뭄지역에 공급하기 위한 임시관로 설치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경기지역 평균 강수량은 125mm로 평년 대비 53% 수준에 머물고 있어 영농급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가뭄이 심각한 경기 남부의 안성과 화성지역 공사 관리 저수지 40개소의 평균 저수율은 30% 미만으로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상태로는 겨우 모내기를 마친다고 해도 논의 벼들이 타들어 가는 등 피해가 예상된다.

경기지역본부는 지난해부터 양수저류, 관정양수 등을 통한 사전가뭄대책을 실시해 왔으나 경기 남부지역 가뭄이 장기화됨에 따라 수량이 풍부한 인근 평택호와 남양호 물을 안성과 화성지역에 공급할 수 있도록 임시관로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평택호 임시관로 설치사업은 평택호의 물을 22km 송수관로를 통해 금광저수지와 마둔저수지로 양수급수하는 사업으로 매일 1만 7천여톤의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고, 남양호의 물을 화성 덕우저수지로 공급하기 위한 임시관로 설치사업은 12km의 송수관로를 통해 매일 1만 2천여톤의 농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각 70억 원과 37억 원이 소요되는 등 올해 경기 남부지역 가뭄극복을 위해 최소 100억 원 이상의 예산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경기 남부지역의 국지적 가뭄이 올해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짐에 따라 안성지역에 대한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해서는 500억 원 규모의 항구적인 가뭄대책사업 추진이 절실한 실정이다.

하지만 사업추진을 위한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경기본부는 올해 경기 남부지역 가뭄극복에 필요한 107억 원 중 농식품부에서 경기도로 배정한 가뭄대책비 7억 원과 정승 사장 지시에 따라 긴급 투입한 재해대책비 12억 원 등 19억 원의 예산만 확보한 상태이다.

정승 사장은 전국 가뭄현장을 돌며 대책추진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있으며 국회와 농식품부, 지자체 등 관계기관을 방문해 가뭄현황을 설명하고 예산확보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예산지원이 늦어지면서 가뭄 극복을 위한 사업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자칫 가뭄 대응을 위한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들리고 있다.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올해 경기 남부지역의 가뭄은 최근 수십 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가뭄 극복을 위해 모든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공사 자체적인 가뭄대책 시행으로는 역부족”이라며 “가뭄으로 인한 영농피해로 농업인들의 마음이 상처받지 않도록  예산지원은 물론 범정부적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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