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가 해빙 분위기로 접어든 가운데 중국이 한국 상품에 대한 통관제재 조치도 ‘사드 보복’ 이전수준으로 회복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희 코트라 베이징무역관 차장은 “중국에 진출한 현지 기업들이 사드 배치 이후 악화했던 경영 환경이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최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기업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하고, 중국 특사인 이해찬 전 총리가 방중하는 등 한중 관계가 해빙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는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다만 한중 관계가 나아지더라도 중국 정부가 최근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기업들이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차장은 “사드 제재가 풀린다고 해도 중국 정부가 관리 감독을 강화해 한국뿐 아니라 미국, 대만 등 다른 국가 기업들에도 수입 제품의 검역 인증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기업들이 중국 내 변화된 법규, 정책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중 무역에서 가시적인 해빙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 중국 해관(세관 격)의 한국산 식품에 대한 통관 샘플링이 사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스포츠경제 보도에 따르면 요사이 보복성 통관 절차가 크게 간소화됐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월까지 한국산 식품에 대한 샘플링 검사 비율이 굉장히 높아 통관하기 매우 어려웠지만, 5월 중순부터 샘플링 비율이 사드 이전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는 게 aT 관계자의 설명이다.
 
양국의 경제 교류뿐 아니라 한국을 찾는 유커들의 발길도 다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관광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3월 초부터 운영을 중단했던 중국 롯데마트 공식 홈페이지를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 한한령 시작으로 암묵적인 중국정부의 압박에 거둬들였던 한류스타 모델 광고도 재개하기로 했다.
 
이날 홈페이지를 통한 화장품 매출은 전날보다 40%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롯데마트 영업정지가 풀리지 않은 상황이지만 곧 정상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부 한국을 전문으로 하는 중국여행사들 사이에서는 조만간 중국당국이 한국행 단체여행 금지령을 해제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과 중국 간 갈등이 누그러질 조짐을 보이면서 다시 늘어날 중국의 한국여행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상하이(上海)지부는 지난 19일 ‘최근 중국 여행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중관계가 개선되면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여행 수요가 크게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본 뒤 “국내 여행업계는 한중관계 개선에 따른 대(對) 한국 여행수요 회복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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