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년이 정권위기였다면 지금은 국가적 위기 상황노대통령 잘못가고 있다면 하루빨리 결단내려야“87년 6월항쟁 당시가 ‘정권의 위기’였다면, 최근은 ‘국가적 위기’상황이다”. 본지에 6·29선언 비화를 털어놓은 안병호 전수방사령관은 최근 북핵·경제위기·사회갈등 등 노무현 정권 초기, ‘총체적 국가 위기’라는 인식이다. 안 장군에게 5·6공의 역사적 평가, 그리고 군개혁·북핵문제, 사회 갈등 등 최근 일련의 국가 위기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전두환·노태우 두 분다 군인으로서는 후배들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정치에 개입하면서 그 명성에 먹칠했다. 5·6공은 태어나지 말아야 했던 정권이었다. 역사적인 과오로 인해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과거 정권을 부정한다면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이다. 5·6공의 과실과 공적을 정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87년 당시와 지금을 비교한다면.
▲87년이 정권의 위기였다면 지금은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87년 민주화 투쟁에 온 국민이 힘을 쏟았다면, 지금은 사분오열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지금 사회는 이분법으로 규정되고 있다. 자기와 코드가 맞지 않으면 ‘틀리고, 적이다’란 생각이 팽배해 있다. 이 때문에 이념갈등, 노사갈등 등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자기와 생각이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라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북핵의 해결방법은.
▲북한은 자신들의 정권을 지키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고 있다고 본다. 북핵문제는 외교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한·미·일 외교적인 동맹을 통한 강온 양면정책을 펼친다면 북한이 7월중 핵무기 포기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외교안보팀은 이를 적절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현정부의 대북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것인지.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무엇인지 명확한 입장이 없다. DJ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원칙론만 세웠을 뿐, 어떻게 하겠다는 방법론에서는 전혀 언급이 없다. 보다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완성해야 할 것이다.

-군 개혁에 대한 얘기가 많은데 이에 대해서….
▲우선 우리군의 병력을 20만명이상 감축해야 한다. 현재는 병력이 많다고 군사력이 우월하다는 시기는 지나갔다. 병력을 감축하고 기술군·정보군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또 통합군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현재 육·해·공군으로 나눠진 시스템으로는 효과적인 군사작전을 펼치기 힘들다. 미군측이 ‘통합군’체제를 반대한다고 눈치를 보고 있는데 이는 안될 말이다. 반드시 통합군으로 가야 한다. 또 주권국가인데도 불구 군 작전지휘권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반드시 미군으로부터 지휘권을 인수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선원들은 선장을 따라야 하고, 선장은 올바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선장이 지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면 과감히 회귀할 수 있어야 한다.그런 면에서 노 대통령이 지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노 대통령은 그런 용기도 있고, 잘 할 것으로 믿는다. 국민들도 대통령을 믿고 합심해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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