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2018년 지방선거가 앞으로 1년 남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간 진검승부가 벌어지는 지역이 있다. 바로 호남이다. 현재까지 전적은 1승1패다. 지난 4.13총선에선 안철수 전 대표의 완승이었다. 하지만 5.9 조기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압승했다. 이제는 내년 6.13지방선거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집권 1년 차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집권여당의 승리는 지상 명령이다. 반면 안 전 대표로선 정치적 운명이 걸린 문제다.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 호남 패배는 차기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아닐 수 없다. 정치적 명운을 건 한판 승부가 시작됐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광주·전남북 ‘현역+집권여당’ 유리 박지원·정동영 출마?
- 총·대선 文 vs 安 1승 1패… 지방선거 ‘철수 운명’ 걸려


호남대첩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집권여당이다. 현역 3개 단체장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현역 프리미엄에다 집권여당 후보라는 점이 최대 강점이다. 또한 지난 조기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광주 61.1%, 전남 59.9%, 전북 64.8%로 안철수 전 대표(광주 30.8%, 전남 30.7%, 전북 23.8%)에 크게 이겼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의 최대 성과는 ‘호남 홀대론’과 ‘반문정서’를 극복했다는 점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 요직에 호남 출신을 적극 기용, 조기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호남 주도권을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전남 영광 출신 이낙연 전남지사를 총리에 임명한 것을 시작으로 전남 장흥 출신인 임종석 전 의원을 대통령 비서실장에, 전북 전주 출신인 윤영찬 전 네이버 부사장을 청와대 수석으로, 전북 고창 출신인 김이수 헌법재판관에 법무부 꽃으로 불리는 검찰국장 자리에는 전남 광주 출신의 박균택 대검 형사부장을 임명했다.

광주, 윤장현 재선 도전, 與 경선전 ‘후끈’

집권 여당의 호남 애정 공세는 후보군에서도 국민의당을 압도하고 있다. 3개 광역단체장 출마 예상자를 보면 민주당 후보자는 넘쳐나는 반면 이에 맞서는 국민의당 후보자는 적다. 일단 광주시장 선거를 보면 현역인 민주당 윤장현 시장이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윤 시장의 재선 가도는 탄탄하다. 문제는 경선이다. 강기정 전 의원을 비롯해 이용섭 전 의원, 민형배 광산구청장, 송광운 북구청장 등이 경선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강 전 의원은 친문 핵심인사로 문재인 캠프에서 종합상황실장을 지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5.18 헌법 전문화’와 ‘한전 공대설립’의 공약을 직접 다듬고 발표하는 등 새 정부 탄생에 기여했다.

정치 2선으로 물러났던 이용섭 전 의원도 대선 국면에서 지역위원장 공모에 참여하면서 정계 부활을 알렸다. 민주당 선대위에서는 비상경제대책단장을 맡았고 현정부 들어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겸 정책특보로 문 대통령으로부터 무한한 신임을 맡고 있다. 다만 이전 광주시장 선거에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셨다는 점과 고위공직자로 임명될 경우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장병완 의원이 유력 주자로 지목되고 있다. ‘예산 전문가’로 유명한 3선의 장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으로 지난 지방선거부터 후보군에 올랐다. 이와 함께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도 잠재적 광주시장군에 포함돼 있다.

전남, ‘무주공산’ ‘이개호 vs 주승용’ 대결?

이낙연 전남지사가 총리로 임명돼 공석인 전남지사는 ‘무주공산’이다. 집권여당 소속으로 이개호 의원, 김영록 전 의원, 우윤근 국회사무총장, 조충훈 순천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은 30여년간 전남도와 행정자치부 등 지방과 중앙정부 공직 경험을 통해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재선 의원으로 정치 영역을 넓힌 유력한 후보 중 한명이다. 무엇보다 이낙연 전 전남지사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해 기존 정치 조직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김영록 전 의원도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해 도 공무원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지역 조직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다크호스’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국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우 사무총장과 무소속에서 지난해 민주당으로 복당한 조 순천시장 역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재선의 순천시장을 역임했지만 19, 20대 총선에서 잇따라 낙마한 노관규 전 순천시장도 와신상담하며 전남지사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민의당 경우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후보로 출마했다가 이 전 지사에 고배를 마신 주승용 전 의원이 강력한 후보다. 주 의원은 도의원, 여수시장, 국회의원 등을 고루 거친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행정력과 정치력에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박지원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선 패배 후 당권을 내려놓은 박 전 대표는 도지사 출마로 긴 정치 여정의 마침표를 찍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황주홍 의원도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으로 장만채 도교육감과 이석형 산림조합중앙회장의 출마도 변수다. 장 교육감은 당 간판없이 도지사 출마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 국민의당을 선택해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석형 회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당내 경선에 참가했던 경험과 안철수 전 대표와 친분으로 막판 어느 정당을 선택해 출마할지가 관심사다.

전북, 송하진 재선 도전 ‘유력’속 DY 출마 변수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전국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지역이 전북이다. 이에 ‘민주당 후보=도지사’라는 말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민주당 송하진 전북지사의 재도전이 확실한 가운데 재선 가도가 탄탄대로라는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문 대통령과 막역한 관계에다 당내 입지도 우월한 점이 강점이다.

당내 경선 경쟁자로는 김춘진 도당 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는 게 당내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민의당의 경우 정동영 의원의 행보가 변수다. 정 의원이 8월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유성엽 의원이나 조배숙 의원이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유력한 후보인 유 의원은 평소 ‘출마할 일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당내 현 지사에 맞설 마땅한 후보가 없을 경우 당의 요청에 따라 정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인물 대결이 펼쳐질 공산이 높은 가운데 정국 상황도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 양상이 뒤바뀔 수 있다. 또한 국민의당의 분열도 변수다. ‘민주당 흡수통합론’부터 ‘바른당 합당론’, ‘집단탈당설’까지 홍역을 치른바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사분오열됐던 당내 갈등은 봉합되는 분위기다. 지방선거까지는 집권여당에 대해 견제와 협치를 통해 선명성과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당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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