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적·다발성 갱년기 증상치료는 점진적·능동적 처방권장

여성의 신체를 계절로 비유하면 갱년기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 같은 것이다. 화창한 젊은 날의 봄을 거쳐 번식기인 여름을 지나 기능이 감퇴되면서 가을로 향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몸의 변화를 일컬어 ‘갱년기증후군' 이라 지칭한다.

갱년기증후군이 나타나는 시기는 주로 폐경 전후 5년간(평균 45~55세)이다. 하지만 40대 초반이라도 난소·나팔관 등의 문제로 조기폐경이 생겨 갱년기가 빨리 오는 경우도 있고, 50대를 지나서야 비로소 갱년기가 시작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일괄적으로 일정 나이에 갱년기 및 폐경기라고 정할 수는 없다. 참고로 대한폐경학회가 발표한 한국 여성의 평균 폐경기 나이는 49.7세다.

갱년기증후군의 원인은 노화에 따른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분비 감소로 자율신경 실조가 가장 대표적이지만, 실제 증상에서는 이와 상관없는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갱년기증후군의 증상은 특징적인 증상으로 ‘화끈대는 얼굴· 두근대는 가슴·식은땀’처럼안면 홍조, 상열감, 심계항진, 발한을 호소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근골격계 증상으로는 어깨통증, 허리통증, 관절통증이 대부분이며 신경정신계 증상으로는 심한 감정기복, 단기적 분노장애, 정서의 불안, 불면, 무력감, 우울, 건망 등을 호소한다. 또한 질 건조감이나 성욕감퇴, 요실금, 소화불량 등을 호소할 수 있으며 만성적으로는 골감소증, 골다공증, 관절의 퇴행, 심혈관 질환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러한 증상들은 일관성이 없으며(증상의 종류, 부위) 외부로부터 영향을 받기가 쉽고(기후, 인간관계 등) 개인차가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갱년기 나이에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갱년기 유사 증상들을 ‘갱년기증후군'으로 오인해 판단하는 경우도 있으며, 검사 상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아 여러 불특정 증상들을 진단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갱년기증후군으로 추정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양의학에서 갱년기증후군의 대표적 치료법은 ‘호르몬 보충 요법(HRT)’이다. 처음에는 분비가 감소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보충요법이 전면적으로 사용되었으나, 그 유해 반응 경감을 위해 남성호르몬(프로게스테론)의 동시 투여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보고에 의하면 남성호르몬 투여에도 유해반응이 존재해 호르몬 치료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

한방에서도 양방의 HRT에 대해 실제로 한의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즉 생리적인 노화로 감소되는 호르몬을 인위적으로 투여하는 것에 대해 ‘자연의 순리를 역행하는 치료’라고 본다. 또한 실제로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유방암 등이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의존성 질환들이기에 호르몬 보충 요법을 사용했을 때 이러한 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내원하는 갱년기 환자들은 호르몬 요법을 진행해도 되냐고 묻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당장 증상이 사라지는 좋은 한약을 주겠다. 다만 이 약이 암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암 검사를 받아가면서 한약을 먹으라 하면 먹겠느냐"고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아마 이렇게 말하면 아무도 약을 먹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기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다양한 검사를 받아가면서 수년간 약을 먹어야 하는 갱년기증후군의 양방치료는 한번 더 고심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침상 무월경기간이 3개월 이상 계속되지 않는 한, 어떠한 형태로든 월경이 남아있고, 호르몬 검사 상 여성호르몬이 분비가 된다면 쉽사리 HRT를 권유하지 않는 편이다.

만약 호르몬 보충요법이 절실히 필요한 여성이라면, 자신의 증상에 맞게 최소한의 호르몬만을 복용해야 하며 치료기간이 길어질 때는 신중하게 검토하면서 부작용이 어떤 것인지 환자들에게 인지시키는 것을 지침으로 권고한다.

갱년기증후군은 증상에 있어서 그 병태성이 기질적이기 보다는 기능적이고 증상이 단일성이 아니라 다발성으로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치료에서의 症(단일 증상)보다는 證(여러증상의 계열성)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갱년기증후군을 대표적으로 3개의 證으로 분류하는데 첫 째는 신음허형(무월경, 골관절질환, 관절통, 근육통, 요통, 질위축 등), 둘 째는 간화형(상기, 상열감, 발한, 안면홍조, 분노, 심한 감정기복 등), 셋 째는 심신불교형(심계, 우울, 불면, 건망 등)으로 구분한다. 또한 1개의 증상 뿐만 아니라 2개, 3개 이상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도 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정확한 證을 변증하여 처방된 한약과 침, 뜸을 이용해 갱년기 증후군의 여러 증상들을 동시에 줄여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방치료와 한방치료를 비교한다면 기본적으로 통증이나 신경증상 등의 단일 증상을 치료하는 약의 속효성은 양방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한방치료는 근본 치료를 통해 다양한 증상들을 부작용 없이 한꺼번에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기에 환자들의 올바른 판단에 따라 한, 양방의 치료를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는 치료를 선택하길 바란다.

갱년기증후군은 의사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능동적으로 평소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커피, 담배, 술 등을 끊고 가공식품을 피하며 피로의 누적을 막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또한 음식 및 종합영양제를 통해 칼슘 및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갱년기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을 반드시 가족에게 알려서 가족들의 이해와 관심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

<파주시보건소 한의과 대표>

정리=김정아 기자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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