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문재인 정부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국정당화의 꿈을 달성할 수 있는가는 영남의 승패에 달렸다.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를 이겼다. 경남에서 문 대통령은 홍 후보에 0.5%p로 졌다. 사실상 대구/경북을 제외한 부산·울산·경남에서 선전을 기대해볼 만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던 ‘전국정당화’에 한 걸음 다가간 셈이다. 하지만 선거는 1년이 남았다. 보수 텃밭인 영남이 어떤 선택을 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보수 텃밭 대구/경북 ‘거물급 인사 영입’ 추진
- 부산·울산·경남 ‘찍고’ TK까지 노무현 꿈 이룬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PK지역 선전이 향후 지방선거 출마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 후보의 선전이 관심사다. 문 대통령의 바람이 지속될지 아니면 보수의 텃밭을 보수당이 수성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부산시장은 자유한국당 서병수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이에 맞서는 한국당 내 경쟁자로 4선의 김정훈, 유기준, 조경태 의원과 3선의 유재중 의원이 꼽히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박재호·최인호 의원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전재수 의원과 부산이 고향인 조국 민정수석은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與, ‘호위무사’ 자처 ‘전국정당화’ 초석 다지기

특히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 당선에 일조한 오 전 장관의 경우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나서 50%에 가까운 지지를 받은 바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배준현 부산시당위원장과 김현옥 전 시당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된다. 바른정당에서는 김세현 3선 의원이 거명되고 있다.

홍준표 전 지사의 사퇴로 ‘무주공산’이 된 지역이 경남이다. 경남의 경우 한국당 후보 간 경선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주영, 박완수, 윤한홍 등 현역 의원의 도전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5선으로 홍 전 지사와 친분이 두터운 사이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친박계 초선이지만 3선 창원시장 출신으로 홍 전 지사와 도지사 후보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역시 초선인 윤 의원은 경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으로 홍 전 지사가 대통령 후보 때 비서실장을 지내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민주당에서는 정영훈 경남도당위원장과 허성무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의 출마가 예상된다. 김경수 국회의원과 공민배 전 창원시장도 후보군이다. 특히 김 의원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변인’으로 활동할 정도로 최측근이다. 그는 2012년 총선 때 김태호 전 의원과 대결해 4.2%p 차이로 석패했지만, 지난해 4·13총선에서는 62.3%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전 지사와도 맞붙어 참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36.5%의 득표율로 선전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에서는 강학도 경남도당위원장이 정의당에서는 송영국 경남도당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울산 시장 선거에서는 한국당 김기현 현 시장과 정갑윤 국회부의장이, 민주당에서는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 심규명 전 시당위원장 등이 언급된다. 특히 문 대통령과 ‘30년 지기' 로 통하는 송 변호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과 함께 ‘PK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통했다.

문 대통령이 그를 “든든한 동지이자 절친”이라고 밝힐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그는 울산시장 선거와 총선 등에 8번 출마해 모두 떨어진 비운의 정치인이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상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당에서는 이영희 시당위원장, 정의당은 조승수 전 국회의원이 거명된다.

대구/경북의 경우 여전히 보수 색채가 강해 여당보다는 야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의 경우 한국당 권영진 시장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당내 경선이 치열할 전망이다.

일단 지난 대구시장 새누리당 경선에서 2위로 고배를 마신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출마가 유력하다. 이 전 구청은 지난해 총선에서 김무성 전 대표의 ‘옥새파동’으로 출마 자체가 좌절되면서 유승민 의원과 대결이 무산된 바 있다. 권 시장과는 ‘리턴매치’로 결과가 주목된다.

또한 이진훈 수성구청장 출마도 점쳐지고 있다. 재선의 이 구청장은 ‘대구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수성구 재선 구청장으로 3선 도전보다는 대구시장선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한국당으로 김상훈 국회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출신으로 대구 경제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한국당에서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입당한 조원진 의원의 출마설도 나온다. 지난 대구시장선거에도 출마했던 조 의원은 지방선거를 통해 친박계 복원과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호위무사’를 자처하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에서는 뚜렷한 후보가 나서지 않는 가운데 최고위원인 임대윤 대구시당 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의 출마설도 나오고 있지만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나선 만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에 대선 직전 민주당에 입당한 대구 북구을 지역구 의원인 홍의락 의원의 출마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표율을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에게 준 지역이 대구다. 내심 대구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바른당 후보로는 4선의 주호영 원내대표와 윤준영 중구청장이 거론되고 있다.

TK 최대 관심사인 경북지사 후보군도 즐비하다. 한국당 후보로는 3선의 이철우 의원과 최고위원을 지낸 3선 강석호 의원, 정책위원장을 역임한 3선 김광림 의원과 사무총장을 지낸 박명재 의원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홍준표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지낸 이 의원과 유세지원본부장을 지낸 강 의원 간 2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현역 기초단체장의 도전도 거세다. 3선 연임을 한 남유진 구미시장과 김영석 영천시장, 재선의 최양식 경주시장이 단체장 경험을 내세워 경북지사 도전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대구 동구갑’에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주성영 전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 후보군들도 들썩거리고 있다. 경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차관이 유력하다. 이 전 차관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안동시장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경북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활약했다.

이 밖에도 민주당에서는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과 김영태 상주-군위-의성-청송 지역위원장, 허대만 포항남구-울릉 지역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집권여당에서는 한국당 후보에 인물 면에서나 대중성에서 약체 후보라는 점 때문에 TK에 ‘거물급 후보’를 내세워 전국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출 것이라는 후문이다.

바른정당에서는 지난 경북도지사 선거 새누리당 경선에 나섰던 권오을 전 국회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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