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는 이유로 취소되어 원상회복으로 수익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었는데, 그 후 채무자가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한 경우, 취소채권자가 강제집행을 위하여 제3자 명의의 등기 말소를 청구할 수 있을까? 최근 대법원은 이 사안에서 사해행위취소로 원소유자 앞으로 원상회복된 등기는 취소채권자를 위한 책임재산에 불과할 뿐 자유로운 처분권이 있는 정상적인 소유권이 아니므로 이를 위반하여 제3자에게 처분한 것은 원인무효 등기이므로 그에 터잡은 등기들 역시 모두 무효로 된다고 해석, 말소대상이 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5다217980 판결). 사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채무자가 수익자에게 부동산을 매도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는데,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는 이유로 취소되고 원상회복으로 수익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자, 채무자가 다시 피고 A에게 부동산을 매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고, 피고 B, C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가등기, 가등기의 이전등기, 가등기에 기초한 본등기가 순차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사해행위의 취소는 채권자와 수익자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를 무효로 하는 데에 그치고,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관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부동산매매계약이 사해행위로 취소되고 그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수익자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어 채무자의 등기명의가 회복되더라도, 그 부동산은 취소채권자나 민법 제407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와 수익자 사이에서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될 뿐, 채무자가 직접 그 부동산을 취득하여 권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11. 17. 선고 2012다274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채무자가 사해행위 취소로 그 등기명의를 회복한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더라도 이는 무권리자의 처분에 불과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채무자로부터 제3자에게 맞춘 소유권이전등기나 이에 기초하여 순차로 맞춘 소유권이전등기 등은 모두 원인무효의 등기로서 말소되어야 한다. 이 경우 취소채권자나 민법 제407조에 따라 사해행위 취소와 원상회복의 효력을 받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으로 취급되는 그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위하여 위와 같은 원인무효 등기의 명의인을 상대로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現)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現)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現)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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