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종업원, 캐디에 부적절한 신체접촉 시도

최호식 회장과 여비서 A씨가 호텔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YTN 캡쳐>
“어지럽다 해 호텔 방 잡아주려던 것뿐” ‘꽃뱀에게 당했다?’
불매운동 등 이미지 타격… 직원들 “우리 회사라 말하기 민망”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최호식 회장이 여비서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여비서는 최 회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지만 언론의 주목이 부담스러워 하루 만에 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성범죄 친고제 폐지로 경찰은 해당 사건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누리꾼들 사이에서 최 회장을 비난 여론이 거세져 급기야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졌다. 일요서울은 이처럼 오너 성추문이 기업 이미지까지 타격 입힌 곳을 살펴보고 해당 사건 내막을 파헤쳐봤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 두 마리 치킨의 최호식(64) 회장이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하지만 이틀 뒤인 지난 5일 A씨는 최 회장을 상대로 한 고소를 취하했다. 고소 취소장을 대리 제출한 최 회장 측 변호인은 A씨가 언론 노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고소를 취하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A씨를 지난 3일 오후 6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일식집으로 불렀다. 최 회장은 이곳에서 A씨와 함께 음식과 술을 마셨고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A씨는 최 회장과 함께 호텔로 이동했고, 호텔 로비에 있던 B씨의 도움을 받아 택시를 타고 경찰서로 이동해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진다.
 
회장이 복날 장사 다 망쳐
 
지난 3일 공개된 인근 폐쇄회로 카메라(CCTV)에는 A씨가 최 회장과 호텔에 들어간 뒤 몇 분 만에 혼자 뛰어나와 택시를 탔고, 최 회장이 따라 타려 하는 것을 B씨 일행이 저지하는 모습들이 담겼다.
 
사건 관계자들에 따르면 B 씨와 그의 일행들은 A씨를 강남경찰서까지 데려다준 것으로 알려진다. B씨의 소셜 네트워크(SNS)에 따르면 호텔 로비에서 A씨가 작은 소리로 ‘도와달라’고 요청해 B씨가 다가가 아는 사람인 척하며 최 회장이 잡고 있던 A씨의 손을 놓게 했다.
 
이를 틈타 A씨가 택시로 달려갔고 최 회장이 일행이라며 함께 타려 한 것을 B씨 일행이 저지, 강남경찰서까지 동행하게 된 것이라 말했다.
 
사건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이에 최 회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격려 차원에서 식사를 함께 했을 뿐 신체 접촉은 없었다”며 “여직원이 어지러워 해 휴식을 취하게 하려고 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결국 지난 9일 최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선언과 함께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호식이 두 마리 치킨 가맹점주들은 이번 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재발했고, 몇몇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해 치킨에 대한 소비자 여론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 호식이 두 마리 치킨 가맹 점주는 “최근 여러 상황들이 좋지 않아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어 복날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런 일(최 회장 성 스캔들)이 터져 너무 속상하다”며 “대목을 놓칠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범 현대가 기업인 성우전자 정몽훈(59) 회장의 성추행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재계가 떠들썩했다.
 
강남 경찰에서 따르면 정 회장 지난해 9월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고급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20대 여 종업원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 허리를 감싸는 등 성추행을 했다. 당시 여 종업원은 이날의 충격에 음식점을 그만뒀다고 전해진다.
 
이후 정 회장은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이에 서울 중앙지법은 강제 추행 혐의로 약식 기소된 정 회장에게 벌금 500만 원 약식명령을 내렸다. 한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재계에서 성우전자 직원들이 회사 밝히기를 꺼려했다는 후문이 돌았다고 한다.
 
경찰 조사 中 2차 성추행
 
지난 4월 부산의 중견 건설 기업 동일건설도 회장이 골프장 캐디 성추행 의혹에 휩싸여 곤혹을 치뤘다.
 
사건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김종각(76) 동일건설 회장이 애용하던 골프장에서 명예훼손 등 원인으로 방문정지 조치를 받으면서다. 당시 사건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이 골프장 소속 캐디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발언을 했으며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시도했다.
 
동일건설 관계자는 당시 김 회장이 골프장 이벤트 참여 중 캐디에게 홀에 공이 들어가면 ‘술 한 잔 사겠다’ ‘옷을 사주겠다’는 등 의례적인 말을 했을 뿐 어떤 의도는 없었고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도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이 SNS를 타고 번졌고, 해당 사건 캐디가 정신적 충격으로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는 골프장 관계자의 말이 나오자 김 회장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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